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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지켜본 남북정상회담…"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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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인터뷰

15년 전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복금(가명,여,43)씨

 

멈춰버린 줄 알았던 '통일의 시계'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다음달 중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15년 전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복금(가명,여,43)씨가 정상회담을 바라본 심정은 남다르다.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남북 교류에 물꼬를 터주고 통일로 가는 발판까지 마련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취재진은 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한 주택에서 살고 있는 김씨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씨는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막연하게 통일, 통일했었는데 우리도 고향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꾹꾹 참아왔던 그리움이 터져 하루 종일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말했다.

김씨가 머물고 있는 지역의 7번 국도는 함경북도까지 연결돼 있다.

고향이 함경북도라는 김씨는 "차를 타고 10시간이면 고향에 갈 수 있는데 한 도로를 두고 고향에 가지 못하니까 서러웠다"며 "이제 머지않아 38선을 넘을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찼다"고 눈물을 훔쳤다.

남북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있는 동생들과 소식을 접했다는 김씨는 "동생들 역시 통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반응을 전해줬다. 김씨의 가족은 아직 북한에 있다.

김씨는 "남북정상회담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을 담아 처음으로 김정은을 위해 기도까지 했다"며 "부디 인간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핵을 놓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표하고 한반도 내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김씨는 요즘 '통일이 됐을 때 어떤 모습으로 고향에 갈 것인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통일이 정말 다가온다면 우리는 분명 고향에 갈 것이고 가야 할 텐데 그때 적어도 '너가 (한국에) 참 잘 갔구나. 이렇게 잘 되려고 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내가 탈북한 것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에 와서 13년 동안 폐기물을 주워 중국에 수출하는 일을 해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 덕분에 국가에서 지원하는 영세민 아파트에서 나와 직접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김씨는 요즘 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이 소중하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생인 두 딸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지금 초등학생인 두 딸이 한 60살이 됐을 때는 아마 북한과 남한이라는 구분 없이 사는 세상이 돼 있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지금으로부터 50년이 흐른 시점에 남북한은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씨의 마지막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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