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양 무기징역→13년형, 호화변호인 덕?
- 손가락 예쁘냐던 박양, 방조 아닌 주범
- 김양 항소? 재판에선 반성한다더니
- "판결 제대로 나야…우리도 살아야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피해자 어머니)
작년 봄 인천에서 있었던 초등생 살인 사건. 여러분, 기억을 하실 겁니다. 10대들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을 유괴해서 살해를 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 유기까지 했던 끔찍한 사건이죠. 지난 월요일 이 사건의 2심 판결이 있었는데요. 살인을 실행한 김 모 양에게는 미성년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형인 20년형이 유지가 됐습니다마는 살인을 교사한 성인 박 모 양은 무기징역이던 1심 대신에 13년형으로 대폭 감형을 받았습니다. 살인을 교사하고 시신의 일부를 건네받기까지 한 것에 비하면 이거 너무 적은 형량 아니냐. 지금 논란이 큰데요. 저희가 그때 피해자의 가명을 사랑이라고 불렀던 거 여러분, 기억하시죠? 사랑이의 어머니를 오늘 연결을 해 보려고 합니다. 어렵게 인터뷰 응해 주셨습니다. 만나보죠. 사랑이 어머님, 나와 계세요?
◆ 피해자 어머니>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항소심 재판장에는 어떻게 직접 다녀오셨습니까?
◆ 피해자 어머니> 아니요, 출석 못 했습니다.
◇ 김현정> 왜 못 가셨어요.
◆ 피해자 어머니> 차마 듣고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 김현정> 아니나 다를까... 살해를 한 김 양은 항소심에서 1심과 똑같은 20년. 미성년자로 받을 수 있는 최대형 20년을 받았습니다마는 공범으로 지목이 됐던 박 양은 살해를 직접 하지는 않았다. 공범이 아니라 종범으로 신분이 변하면서 13년형을 받았습니다. 대폭 감형이 됐습니다. 소식 전해 듣고는 어떠셨어요?
◆ 피해자 어머니> 사실 혹시나 그렇게 되지 않을까 많이 걱정을 했다가...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있었어요. 혹시나 혹시나 하면서.
◇ 김현정> 왜 혹시나 생각하셨어요, 왜?
◆ 피해자 어머니> 1심에서도 그랬었지만 2심에서도 변호사분들이 엄청 실력 있는 분들이 하신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 김현정> 그때도 알려졌던 게 박 양한테는 12명의 호화 변호인단이 꾸려졌었다. 이게 뉴스였었죠.
◆ 피해자 어머니> 네.
◇ 김현정> 2심도 그랬습니까?
◆ 피해자 어머니> 2심도 역시 그렇게 됐었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했었어요, 사실.
◇ 김현정> 조마조마하셨었군요. 이러다가 진짜 감형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 피해자 어머니> 네.
◇ 김현정> 항소심 재판부에서는 살인 공모가 아니고 살인 방조다. 그러니까 박 양은 공범이 아니라 방조범이다. 이렇게 판단을 한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피해자 어머니> 실행을 해야만 범인인 건 아니잖아요. 우리 아이가, 우리가 이제 아이를 볼 수 없게 된 게... 박 양이 원했던 것 때문에 이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 김현정> 박 양이 김 양한테 이걸 해다 달라고 요구를 했던 것에서 시작이 된 거죠.
◆ 피해자 어머니> 그래서 사건은 그 박 양이 일으킨 것 같아요. 처음부터 손가락이 예쁜 것을 원했으니까.
◇ 김현정> 손가락 예쁜 아이. 손가락 예쁜 거에 그렇게 집착한 겁니까, 박 양이?
◆ 피해자 어머니> 그렇다고 하네요. 계속 나온 이야기죠. 우리 아이가 손가락이 예뻤어요. 손가락만이 아니라 다 예뻤지만... 그런 게 죄가 아니라고 하니까 이해도 안 되고. 그래서 박 양이 그냥 살인 방조로 이렇게 넘어가는 게 너무너무 속상하네요.
◇ 김현정> 그냥 속상한 정도가 아니실 것 같아요. 말로 표현이 안 되실 것 같은데... 억장이 무너지지 않으세요.
◆ 피해자 어머니> 앞으로도 살아야 되니까. 아이들이 있으니까 살아야 되잖아요. 살아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살아야 되니까 지금 최대한 억누르면서 지금 말씀을 하고 계시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양은 감형을 받고 나서 검찰한테 욕설을 했다고 그럽니다. 알고 계셨어요?
지난해 인천에서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주범 김모(18)양과 공범 박모양(20)(사진=황진환 기자)
◆ 피해자 어머니> 들었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반성이라는 게 없을까요. 분명히 부모도 있고 박 양을 위하는 사람들이 주위에서 더 낮은 죄로 만들어 주려고 변호사도 하고 그렇겠죠. 그런데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 본인이 모르는 거 아닌가. 얼마나 나쁜 일인지.
◇ 김현정> 그렇게 반성도 하지 않는 상황인데 대폭 감형이 됐기 때문에 지금 뭐 어머님뿐만 아니라 여론도 들끓고 있습니다. 과연 적절한 형량이냐에 관해서. 사실 지난번 인터뷰 나오셨을 때 지난해에 나오셨을 때 12명 호화 변호인단 꾸린 것에 관해서 어머님이 굉장히 걱정하셨어요. ‘제발 정의가 이기는 재판이 되기를. 국민 여러분이 힘이 되어 주세요.’ 이렇게 호소하셨었는데 이게 이렇게 돼 가지고 참 더 착잡하실 것 같아요.
◆ 피해자 어머니> 사실 1심 때는 정말 고마웠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지켜봐 주시고 해서 그런 결과를 얻었다 생각했어요. 그랬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뭐가 옳은 건지.
◇ 김현정> 그래요. 그리고 징역 20년에 전자발찌 30년 받은 주범 김 양은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2심 받아들일 수 없다. 게다가 전자발찌 30년. 20년 살고 나와서 30년을 더 전자발찌 차라는 건 너무하다.’ 이게 상고 이유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머니?
◆ 피해자 어머니> 말도 안 되죠. 재판 중에는 반성한다고 하고. 뭐 항소를 이렇게 금방 하니까 반성은 가짜인가 보다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어머니, 지난번 인터뷰하셨을 때보다 지금 더 기운이 없으신 것 같아서 제가 참 마음이 아픈데. 아까 형제들 생각해서라도 참고 산다, 살아간다 이러셨어요.
◆ 피해자 어머니>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아이들한테는 세상이 이렇게 무섭다는 걸 말할 수가 없어요. 우리 예쁜 딸이 왜 없어졌는지, 왜 볼 수가 없는지 왜 하필 그 애였는지 말할 수 없는데 아이들한테 뭐라고 가르쳐 줄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차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대화를 꺼낼 수도...
◆ 피해자 어머니> 못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이해가 됩니다. 이제 어쨌든 대법 판결이 남았습니다, 어머님. 아직 끝은 아닙니다. 꼭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이게 뭐 말씀할 힘도 없다고 저희한테 그러기는 하셨어요. 그래도, 그래도 한 번 더 믿어보죠. 힘내고 말씀해 주시죠.
◆ 피해자 어머니> 사건이 나고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아이 생일도 지났고 첫 번째 주기도 지났고 그때마다 굉장히 괴롭죠. 이번 2심 판결 나고 아이 아빠도 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요. 어떤 판결이 나도 사실 우리 아이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기는 한데 남은 아이들하고 같이 살아야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럼요.
◆ 피해자 어머니> 앞으로 우리가 제대로 살 수 있으려면 이게 마무리가 잘 돼야 될 텐데 우리 아이 무덤에 가서도 해 줄 말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 김현정> 아이 생일이 언제였습니까?
◆ 피해자 어머니> 작년 10월 달이었어요.
◇ 김현정> 10월달. 그런 때 되면 뭐 생일, 이제 또 어린이날 오는데 이런 날 되면은 더 힘드실 것 같은데. 그때는 저한테 그러셨어요. ‘엄마, 내가 나중에 집 지어줄게.’ 이 말했던 게 제일 가슴이 아프다, 생각난다 하시는데 지금은 눈 감으면 어떠세요?
◆ 피해자 어머니> 아직도 가끔 아이 목소리가 들려서 돌아보고 그래요. 무심코 우리 아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아직 없는 게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못 보는 게 아직도 납득이 안 돼서요.
◇ 김현정> 힘내시고요. 사실은 12명의 호화 변호인단이 아니었어도 이런 결과가 나왔겠는가. 사실 그 부분 때문에 더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까 과연 이게 적절한 형이겠는가 의문을 품게 되는 건데. 어머니, 아직 대법원 남았습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요. 끝까지 바른 결정이 나기를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어머님도 용기내주세요.
◆ 피해자 어머니>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의 피해 아동 어머님을 연결했습니다. 힘도 없으시고 사실은 인터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게 이렇게 지나가고 나면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가 한 번 더 힘을 내고 나오겠습니다라고 이렇게 나와주셨어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겠습니다. 대법원 판결까지 우리가 끝까지 관심 갖고 지켜보죠.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