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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고졸!" 특성화고 미생들, 노조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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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아 위원장 "특성화고 졸업생끼리 연대하자...구의역 사건 등 발화점"

- 국내 최초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출범
- 전공 무관 업무, 인격 모독에 성희롱까지
- 대졸 출신과 처음부터 승진·임금 차별
- 졸업생 취업환경 전수조사..사각지대 없애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1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은아 위원장(특성화고 노동조합)

◇ 정관용> 오늘 노동절인데요. 오늘 국내 최초로 이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 노동조합이 출범했답니다. 20살 생애 첫 노동을 인간답게 이런 설립 선언문의 문장이 참 와닿는데요. 특성화고 졸업생 노조 이은아 위원장을 전화로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 이은아>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위원장으로 선출되셨다고요?

◆ 이은아> 네, 오늘 선출을 통해서.

◇ 정관용> 언제 특성화고를 졸업하셨어요, 이은아 위원장은?

(사진=특성화고 졸업생 노조 제공)

 

◆ 이은아> 저는 이제 올해 2월에 막 졸업하게 되었고요. 지금은 직장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일을 맡고 계세요?

◆ 이은아> 저는 이제 공적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주로 민원처리 상담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게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전공했던 거랑 일치합니까?

◆ 이은아> 아니요, 제 전공이랑 사실은 전혀 상관없는 업무인데.

◇ 정관용> 그래요. 저희가 최근에 보니까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실습생 신분으로 사실상은 노동자 역할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인권침해 당하고 이런 건 많이 알고 있었는데 특성화고를 졸업한 졸업생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되겠다, 이 생각은 어떻게 하시게 된 거예요?

◆ 이은아> 저도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봐왔던 것이 있고 실제로 제가 노동현장에 들어가게 되고부터 주변 친구들부터 저까지 수많은 위험에 놓여 있을 때 저희가 제대로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이 없더라고요. 특히 계약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계약직은 보통 근로계약서 작성시에 노조에 가입할 수가 없잖아요. 학교에 있을 때는 그나마 학교나 교육청 같은 이해관계자가 있는데 저희는 혼자서 이걸 해결해야 하다 보니 저희 같은 학생들을 일단 모아서 함께 연대하자는 마음으로 졸업생 노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구의역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사건이 연달아 터짐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도움받을 수 있는 단체가 사실상 많이 없었잖아요. 그런 사건들도 이제 발화점이 된 것 같습니다, 저희 생각에.

◇ 정관용> 그렇군요. 누구든지 대학을 졸업했건 누구건 간에 첫 직장에 들어가면 다들 힘겨운 일을 겪습니다마는 특히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노동현장에서 더 어려움을 겪나요?

◆ 이은아> 제가 경험하기로는 고졸 출신 노동자들이 더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 정관용> 예컨대 어떤 부당한 대우들이요?

◆ 이은아> 일단 저희 조합원들이 직접적으로 겪은 사례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일단 첫 번째로 저를 포함해서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업무배치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화학전공을 했던 조합원은, 심지어 관련 분야에 모집을 해서 입사했으나 설비업무를 맡게 된 경우도 있고 사무보조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는데 주차관리업무를 시키는 등의 전혀 관계없는 업무배치를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저도 회계를 전공했지만 지금 민원 상담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고등학교에서 몇 년 배운 거 얼마나 배웠겠어' 하면서 아무 일이나 시킨다 이런 거로군요?

(사진=특성화고 졸업생 노조 제공)

 

◆ 이은아> 네. 저희가 이제 들어가게 되면 '아, 고졸출신, 고졸출신' 하면서 듣는 수많은 인격모독적인 그런 발언들이 있고 심지어 이걸 아예 체계부터 차별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직급 체계를 아예 고졸직급, 대졸직급으로 나눠서 승진체계, 임금에 처음부터 차별을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리고 세 번째는 어떤 게 있습니까?

◆ 이은아> 아주 심각한 성희롱, 성추행 같은 거예요. 저희가 이제 근무를 하는데 엉덩이, 허벅지 등을 신체부위 등을 때리거나 아니면 만지면서 '딸 같아서 그래', '아들 같아서 그래'. '어려서 예뻐서 그래' 이런 말들을 많이 듣고. 저희한테 '어디 신고할 테면 해 봐' 하는 분들이 다들 고용권을 잡고 있다는 이유로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마지막 네 번째는요?

◆ 이은아> 마지막에는 아까 말했던 연봉 차이부터 시작해서 임금체불이나 장기간 노동인데요. 이제 직업군으로 보면 간호조무사를 준비했던 조합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조합원은 고졸자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의 70% 정도밖에 안 되는 월급을 받았고요. 같은 직장 내에 뒤늦게 들어온 대졸자 간호 조무사는 최저임금에서 추가 환급금을 더 얹어준 월급을 받는 등의 처음부터 이렇게 학력으로 차별을 하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다른 사례는 경리직 사무직을 맡았던 조합원은 주 6일 8시간, 9시간 근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140만 원을 줬습니다. 현재 재학 중인 동일업무를 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주5일 7시간, 8시간을 일함에도 불구하고 140만 원을 동등하게 주는 등의 차별이 있었습니다. 이건 이제 직급부터 이제 노동시간까지 차별이 있는, 차이가 있는데 임금을 똑같이 주는 경우죠.

◇ 정관용> 그렇군요. 특성화고 졸업생 고졸이고 나이도 어리고 하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함부로 막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이제 노동조합은 어떤 활동을 첫 번째로 하실 건지 한 말씀만.

◆ 이은아> 저희 이제 노동조합은 내일 설립신고서를 낼 예정입니다. 회의를 진행하는 제가 위원장으로 뽑히게 되었고 서울지방 고용노동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제일 크게 주력하는 사업인데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환경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요구할 예정입니다. 이제 저희가 교육청에서 관리감독을 한다고 하지만 그런 사각지대가 계속 있어 왔고 이제 정부 차원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환경에 대한 전수조사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발견된 사업장에 대해서 특별근로관리감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저희 측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설 예정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은 정부를 상대로 요구를 하고 정부와 교섭하는 그런 노동조합이 앞으로 되겠군요.

◆ 이은아>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부가 어떤 또 응답을 하게 될지 저희도 관심 갖고 계속 지켜볼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이은아> 감사합니다.

◇ 정관용> 특성화고 졸업생노조 이은아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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