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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 대책…조작업체에 용역비만 늘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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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4월 25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
 
◇ 정관용> 이른바 드루킹 사건을 계기로 포털 사업자들의 뉴스 서비스, 댓글 서비스의 전면 개편 필요하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그러자 네이버가 오늘 자체적으로 만든 새로운 댓글 정책을 내놓았는데요.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평가해 보겠습니다. IT 평론가이시죠. 데이터블의 이종대 대표 연결합니다.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종대>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네이버가 내놓은 대책, 핵심 내용이 어떤 겁니까?
 
◆ 이종대>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다는 데 있어서 조작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일단 24시간 이내에 하나의 계정으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 및 비공감수를 50개로 제한을 했고요. 그다음에 하나의 계정으로 동일한 기사에 쓸 수 있는 댓글수를 3개로 제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연속적으로 댓글을 쓸 때 댓글 작정 시간 간격을 10초에서 60초로 확대하고 그다음에 공감, 비공감을 클릭할 때에도 10초의 간격을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 정관용> 이게 다 매크로나 이런 프로그램들이 작동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입니까? 어떻게 보세요?
 
◆ 이종대>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생각이 되는데 아마 여러 가지 고민을 급하게 하신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실효성은 좀 약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왜 그렇습니까? 실효성이 약하다고 보시는 이유는요.
 
◆ 이종대> 일단 모든 대응의 단위가 하나의 계정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발표 후에 빠르게 알아봤는데요. 네이버는 현재 휴대전화 번호 하나당 3개의 아이디 가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게 이동통신사들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투넘버 서비스라는 게 있어서 한 번호당 어떻게 보면 2개 번호를 쓸 수 있으니까 총 6개의 아이디를, 네이버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휴대전화는 한 사람이 하나만 쓰라는 법은 없잖아요. 경공모와 같은 조작 업체들이 월 몇천 원만 내면 되는 휴대전화 번호를 마구 개통한다 치면 한 번호당 최대 6개 계정씩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 대포폰 같은 것을 계통을 하면 거기에서 또 계정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올 수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10초 제한을 60초로 늘린들 댓글 제한을 더 세게 걸든 결과적으로는 똑같다, 오히려 그런 조작 업체들에게 줘야 할 용역비만 더 늘어난 것이다. 언 발에 오줌 눈 셈이죠.
 
네이버 본사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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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무한의 계정을 만들고 무한의 프로그램 작동을 통해서 사실은 다 뚫고 나갈 수가 있다 이 말씀하신데 그러면 이종대 대표 보시기에 근본적으로 이거 어떤 대책을 세우는 것이 옳았다고 보십니까?
 
◆ 이종대> 근본적으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그런 서비스들 같은 경우에는 접속하고 있는 인터넷 IP, 그러니까 주소죠. 어디에 접속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을 해서 이상한 계정들이 동일 IP에서 계속 접속하고 한다 그러면 너 정말 맞냐. 너 진짜 사람이 하는 것 맞냐 이런 걸 물어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차단하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네이버가 왜 이 기능을 아직도 도입하지 않았는지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거의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기능이거든요. 물론 그 IP 자체도 조작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머신러닝이나 이런 기법들을 쓰면 국내에서 어떻게 보면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가 네이버거든요. 그래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왜 이걸 도입하지 않는지 저는 조금 의구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 정관용> 왜 안 한다고 보세요?
 
◆ 이종대> 미디어상에서의 어떤 집중도라는 것이 언론재단이나 이런 데에서 보면 네이버의 집중도가 굉장히 높다고 나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집중도가 어떻게 보면 이런 댓글 조작을 하는 업체들로 인해서 어떤 생태계가 또 만들어지고 그 부분의 중요성이 계속 유지되는 면들이 있다 보니까 이 부분을 어느 정도 방치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미디어 집중도라고 표현을 하시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일종의 기득권이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광고 수익 같은 걸 또 계속 확대하고 이랬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것을 놓치기 싫어서 충분히 기술적으로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해외에 있는 유명 업체들은 다 하고 있는데도 네이버는 의도적으로 안 하고 있다 이렇게 추정하시는 거군요?
 
◆ 이종대> 그러니까 이상징후들을 보이는 계정들을 충분히 잡을 수 있고요. 그리고 그런 계정들이 있으면 신고를 받거나 어떤 유저들의 협조를 받아서 제한을 걸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100% 되는 건 아닌데요. 그런 업체들 입장에서도 댓글 조작 같은 것을 할 때 드는 비용이 있잖아요. 문제 상황이 발생하거나 이랬을 때 생길 수 있는 비용이.
 
네이버가 중간중간에 차단을 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거나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해야 하거나 이런 여러 상황들을 만들게 되면 이 업체들 입장에서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그만 두거나 이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 정관용> 그리고 좀 정치권이나 언론계에서도 이른바 아웃링크 방식 즉 네이버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네이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언론사의 페이지로 넘어가도록 하는 이 방식을 언급하는데 이종대 대표는 그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종대> 저는 이 또한 좀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두 가지 차원인데요. 첫 번째로는 일단 조작 행위가 해결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 네이버만큼 국내에서 사이트 구조가 잘 되어 있는 그런 사이트가 드뭅니다. 언론사 사이트는 들어가 보면 실제로 구조가 잘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요.
 
◇ 정관용> 더 취약하다?
 
◆ 이종대> 모니터링 시스템도 잘 안 되어 있고 해킹하기도 훨씬 더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하던 언론 조작을 언론사 사이트로 가져가면 훨씬 하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근본적이지 않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언론사들이 아웃링크 방식을 준다고 해도 실제 네이버가 아웃링크 방식으로는 제휴하는 게 충분히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것을 검색 제휴라고 하는데요. 이 검색 제휴에서 더 나아간 상태가 콘텐츠제휴, 그러니까 기사를 전체를 다 네이버에서 볼 수 있게 만드는 거. 그 다음 단계가 뉴스스탠드 제휴죠. 이렇게 되면 언론사 전용 페이지가 생깁니다.
 
그러니까 언론사들이 선호하는 건 후자로 갈수록 더 선호를 합니다. 왜냐하면 네이버 안에서 모든 미디어 소비가 다 되다 보니까 더 네이버에 붙어 있을수록 우리 콘텐츠를 보는 독자들이 더 많아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그래서 검색만 해서 나가는 게 언론사 입장에서도 광고 수익이 더 날 수도 있고 자사 사이트로 들어오니까 좋은데.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에 제가 기억하기에는 주요 신문들 몇 개가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2015년에는 심지어 조선, 중앙, 동아 같은 메이저 신문들도 빠져 나갔다가 결국은 못 버티고 다시 돌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 네이버의 집중도가 강하기 때문에 언론사들이 아웃링크 방식을 쉽사리 택할 것인가 그 자체도 실효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아웃링크 방식은 소위 말하는 댓글 여론조작의 대책과는 전혀 무관한 얘기다 이거군요.
 
◆ 이종대> 맞습니다. 전혀 어떻게 보면 본질과는 좀 떨어져 있는 이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대로 그 댓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채택하고 있는 이상한 IP는 차단 시키는 장치 이거를 도입하라 이 말씀이시네요.
 
◆ 이종대> 이거를 조금 어렵게 말씀드리면 프로드 디텍션 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상 징후를 자동적으로 바로 포착을 하는 그런 인공지능 시스템인데요. 아마 네이버가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생각합니다.
 
◇ 정관용> 왜 안하느냐 이렇게 물어봐야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대>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데이터블의 이종대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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