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무소속 이정현(60) 의원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재직 당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보도를 줄여달라고 KBS에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의원 재판에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국장은 "2013년에 MBC 김장겸 국장 등과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이 의원이 나왔다"며 "이 의원이 윤창중 성추문 보도를 줄이고 방미 성과를 많이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국장은 이 의원이 세월호 참사 보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것 외에도 2013년 윤창중 성추문 사건을 두고도 KBS 보도에 관여하려 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그는 또 길환영 전 KBS 사장으로부터 윤창중 관련 보도를 첫 번째로 다루지 말고 방미 성과로 해달라고 연락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 전 국장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그런 요청을 받는 게 일반적인가"라고 묻는 검찰 질문에 "있을 수는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현행 방송법은 청와대 권력이 KBS 사장을 선임하는 구조"라며 "수석이 전화하면 당연히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정부 대처의 문제점을 주요 뉴스로 다루자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편집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014년 6월 이 의원과 길환영 전 KBS 사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