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동신문)
청와대가 21일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환영하면서 향후 정상회담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은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가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발을 뗀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또 "조만간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전날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는 물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김 위원장은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대북 특사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 "적대행위 금지와 체제안전 보장이 이뤄진다면 핵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전날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지가 결정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 폐기까지 언급되면서,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차곡차곡 실현되고 있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윤 수석이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힌 것도 북한의 전날 결정을 오는 27일 판문점 회담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 성공 개최를 위해 중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사실상 북한의 핵심 전략과 정책 노선이 공식화되는 기구로 청와대와 통일부 등 관련 부처는 전원회의를 예의주시했다.
특히 지난 19일 노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라며 전원회의 소집 이유를 보도했다.
청와대는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라는 표현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대외 관계 정립을 위한 북한 내부의 정책 공유 필요성으로 봤다.
또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라고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의 지난 1월 연설을 토대로 핵·경제 병진노선 철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이 이뤄진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풍계리)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체제안전 보장을 담보로 본격적인 개방 정책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청와대가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한 것도 전원회의 결정이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일관성도 갖췄다는 판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