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
전 세계 언리얼 엔진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이자 게임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즈 한국법인 에픽게임즈 코리아(대표 박성철)는 18일 서울 논현동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7년 언리얼 엔진 실적과 2018년 로드맵을 공개했다.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 사용자는 전년대비 167% 늘어난 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게임 엔진 무료 버전 제공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15년 4월 무료화 버전이 공개된 뒤 수십 만 명에 불과했던 사용자수는 2016년 300만 명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톱셀러 게임들 중 가장 많이 사용된 상용 엔진은 언리얼 엔진이었으며, 스팀 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조3000억원 중 언리얼 엔진 게임이 25% 이상을 차지했다.
에픽게임즈는 스팀 플랫폼뿐만 아니라 '블레이드', '히트', '리니지2 레볼루션' 등 한국에서 시작된 AAA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북미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3월 북미 앱스토어 무료 게임 차트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포트나이트와 PUBG 모바일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는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언리얼 엔진의 입지가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국내에서의 언리얼 엔진 사용 역시 크게 늘어났다. 2017년 한국 사용자는 2016년 대비 223%로 증가했으며, 일간순방문자(DAU, Daily Active Users)는 145%로 늘어났다. 특히, 2017년 언리얼 엔진 에디터 총사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 도시 중 서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남시 역시 8위를 기록했다. 2위와 3위는 베이징과 도쿄였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언리얼 엔진 사용자 계정에 가입된 사용자수를 기반으로 집계한 것으로 기업 파트너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500만 명은 최소 집계 단위라고 설명했다.
국내서 언리얼 엔진을 통해 개발 중인 AAA급 게임들도 일부 공개됐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TL', '리니지2 M', 넥슨의 '프로젝트 D', '파이널 판타지 11 모바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2',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모아이게임즈의 '프로젝트 라파누이', 트라이팟 스튜디오의 'M.A.D 8' 등의 대작들이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
인디 게임들도 언리얼 엔진 도입이 활발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네오스트림 인터랙티브의 '리틀 데빌 인사이드', 메시브 휠의 '렐릭 시커: 하이포지엄', 머스트게임즈의 '로그 유니버스', 넥스트 스테이지의 '울트라 에이지' 등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자사 게임개발 기술 역량을 개발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포트나이트' 개발사이기도 한 에픽게임즈는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 플레이 기능, 누구나 트레일러급의 고퀄리티 영상 제작을 가능하게 한 리플레이 시스템 등 '포트나이트' 개발에 사용된 20여개에 달하는 핵심 기술들을 언리얼 엔진 업데이트에 추가해 다른 개발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내부 사정으로 개발이 중단된 '파라곤'의 20개의 캐릭터, 1500개 이상의 배경 에셋 등 약 1200만 달러(한화 127억) 상당의 콘텐츠를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18)에 선보인 언리얼 엔진의 새로운 기술도 소개됐다.
AR 글래스 ‘매직리프 원’에 대한 지원을 소개하며, 프레임스토어, ILMxLAB, 셸게임즈 그리고 피터 잭슨의 윙넛 AR 등에서 '매직리프 원'에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에셋을 사용한 리플렉션 데모도 선보였다. 볼타 GPU용 엔비디아의 RTX 기술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DirectX 레이 트레이싱 API(DirectX Ray Tracing API, 이하 DXR)를 사용한 리플렉션 데모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어떤 것보다 더 사실적인 리플렉션 표면과 부드러운 섀도우를 실시간으로 구현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를 통해 영화 CG 수준의 이미지를 리얼타임으로 렌더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향후 영상 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실시간 모션캡처 기술을 사용한 디지털 휴먼 ‘사이렌(Siren)’도 눈길을 끌었다. ‘사이렌’은 실제 배우가 장비를 착용하고 실시간으로 연기를 하는 표정과 몸짓, 목소리까지 모두 라이브 캡처돼 실제와 같은 자연스러운 느낌의 디지털 휴먼을 실시간으로 재연하는 것으로 ‘반지의 제왕’의 ‘골룸’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앤디 서키스의 실시간 디지털 휴먼도 선보였다. 이같은 포토리얼리스틱 디지털 휴먼 기술은 이너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분야 뿐 아니라 시뮬레이션, 인공지능 및 혼합현실(Mixed Reality) 응용프로그램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영화와 산업계 등 비게임 분야에서도 언리얼 엔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스타워즈, 혹성탈출 등 영화는 물론 드라마, 애니메이션, 선거방송, 광고, VR 콘텐츠에 오프라인 렌더러에 준하는 실사같은 퀄리티와 뛰어난 가격 경쟁력, 편리하고 강력한 툴셋 등으로 특히 건축 분야에서의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으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으로 엔터프라이즈 워크플로우를 가속화할 수 있는 ‘언리얼 스튜디오’도 소개했다. 20개 이상의 CAD 및 3ds Max 데이터를 엔진에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데이터스미스와 추가된 학습 자료들, 빠른 제작 지원을 위한 템플릿 및 알레고리드믹의 섭스턴스 등이 포함된 '언리얼 스튜디오'는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을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툴과 서비스로, 현재 무료로 오픈베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언리얼 엔진은 지난 2016년 역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는데 2017년 역시 이를 크게 상회하는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는 ‘개발자의 성공이 에픽게임즈의 성공’이라는 에픽게임즈의 철학을 지켜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에픽게임즈는 게임은 물론 일반 산업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의 성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며, 이러한 에픽게임즈에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