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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냐 "이 악물고 버틴 지난날…20년 더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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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라이맥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명품 디바'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소냐(본명 유손희)는 세기말에 데뷔해 20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다. 소냐는 지난 1999년 '너의 향기'를 타이틀곡으로 한 1집 '소냐 올 베스트(SONYA ALL BEST)'를 내고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탄탄한 보컬 실력을 뽐내며 주목받은 그는 이후 2005년까지 거의 매해 정규 앨범을 내고 '내가 아닌가요', '눈물이 나'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뮤지컬계에서도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소냐는 2000년 7월 '페임'으로 신고식을 치른 뒤 '렌트', '지킬 앤 하이드', '카르멘', '마리아 마리아', '아이다' 등 굵직한 작품을 잇달아 섭렵했다.

두 분야 모두에서 인정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데뷔 초에는 '혼혈 가수'로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야 했고, 뮤지컬계로 발을 넓힐 때는 가수 출신 배우에 대한 보이지 않는 '텃세'와 싸워야 했다. 소냐는 이 악물고 버텼고, 노력과 실력으로 인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2010년대 들어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지 못한 것. 최근 새 싱글 '나보다 좋은 사람' 발매를 기념해 서울 합정동에서 만난 소냐는 "올해는 가수로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또 "가수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서 서는 일은 항상 즐겁다"며 "앞으로 20년은 더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1년 반 만에 디지털 싱글을 내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싱글을 발표한 뒤 몇몇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행사도 몇 개 잡혀있는 상태죠. 뮤지컬 활동을 겸하다 보니 행사 때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가 많은 편이에요. 아, 이번 달 12일에는 동료 뮤지컬 배우들과 뜻을 모아 소아암 아동들을 위한 기부콘서트도 열 계획이에요. 인터뷰 끝나면 곧바로 합주 연습하러 갑니다."

▶신곡 '나보다 좋은 사람'을 들어봤어요. 기존 곡들과 비교해 확연히 맑아진 음색이 인상적이던데요."녹음하면서 스스로 놀랐어요. 작곡가 분께서 '신인 때로 돌아가서 맑은 음색을 내라'는 주문을 하셨고, 그에 맞춰 노래했는데 '나한테 이런 목소리가 아직 있구나' 싶었죠. 세월이 지나면서, 또 뮤지컬을 하면서 목소리가 굵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노력하니 맑은 목소리가 나오더라고요. "

▶신곡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려요."회사에서 그동안 이별 노래를 많이 불렀으니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의 발라드를 해보자는 제안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느낌의 곡을 받고 가사를 기다렸는데 작사가 분께서 본인의 연애 경험담이 담긴 가슴 절절한 이별 이야기를 써주셨죠. 그렇게 밝은 멜로디지만, 알고 보면 슬픈 노래인 신곡이 탄생했고요. 아무래도 저와 이별노래는 운명인가 봐요. (미소). 가사 내용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비슷한 경험을 겪으신 분들이 공감하면서 곡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동안 가수로서 공백기가 있으셨죠. 싱글이 아닌 EP나 정규 앨범을 발매한지도 꽤 오래되었고요."데뷔 때부터 오랜 시간 몸담은 회사에서 나온 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이런 저런 이유들로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고요. 그 기간 동안에는 주로 뮤지컬 활동에 전념했어요. 그 이후 새로운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한창 음악 시장이 CD에서 MP3로 넘어가는 시기였고, 자연스럽게 디지털 싱글 위주로 활동했죠. 그러다 보니 2015년 발매한 정규 5집 이후 앨범 단위 결과물이 없네요. 올해는 꼭 미니앨범이라도 내보고 싶어요. 회사 사장님께 계속 어필하고 있죠. (웃음)."

▶어느덧 데뷔하신지 20년이 다 되어가네요."점점 내려놓게 되는 것 같아요. 솔직히 20대 때는 욕심이 많았어요. 가요계나 뮤지컬계에 저와 비슷한 스타일의 경쟁자가 나타나면 경계부터 했죠. 그런데 이젠 경쟁자들의 장점이 먼저 보여요. 또 동료로서 그들을 응원하게 되고요. 오래 활동한 가수들이 한번쯤 겪는 과정에 서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20년 정도는 더 활동하고 싶은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네요."

▶데뷔 직후부터 뮤지컬 활동을 겸했죠. 계기가 있었나요."열아홉 살이었던 1999년에 1집이 나왔고, 그 다음해인 2000년 7월에 첫 작품을 했죠. 원래 전 뮤지컬의 '뮤'자도 몰랐어요. 당시 회사에서 오디션을 보라고 해서 봤는데 턱 하니 붙었서 얼떨결에 시작하게 된 거였죠.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시기와 질투를 많이 받았죠. 아무래도 뮤지컬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었다 보니 저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았어요. 그래도 이 악물고 버텼어요. 2004년 '지킬 앤 하이드'로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뮤지컬부문에서 신인상을 받고 난 뒤부터는 선배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했어요. 상을 받고 난 뒤 '잠깐 하다가 그만둘 줄 알았는데 대견하다'고 칭찬해주신 선배들이 많았죠. 남경주 선배는 '앞으로 더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라'는 조언을 해주셨고요.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그때부터 깊어졌던 것 같아요."

 

▶가수 데뷔 계기도 궁금해요."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죠. 고등학생 때 오디션에 합격해 데뷔 음반을 준비하게 됐고요. 오디션 때는 양파 씨의 '애송이의 사랑'을 불렀어요. 당시 그 노래를 녹음한 데모 CD도 만들었었는데, 그걸 듣고 김형석, 주영훈 씨 등 유명 작곡가 분들이 곡을 만들어 주셨었고요."

▶가수와 뮤지컬 배우 활동을 겸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가수로서 무대에 오를 때와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오를 때 소리 내는 법이 다른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가수로서 노래할 때는 힘을 줄땐 주고 힘을 빼야할 땐 부드럽게 해야 하는데, 뮤지컬은 노래 가사까지도 전부 대사라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하게 표현해야 했거든요. 특히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죠. 여전히 보완해야 나가야할 숙제이기도 하고요."

▶무대에 오를 때의 기분도 다를 것 같아요."가수로서 무대에 오를 때는 소냐라는 사람으로서 최고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임해요. 반면,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오를 때는 소냐라는 사람이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죠. 제가 아닌 캐릭터가 돋보여야 하니까요. 전 공연이 있는 날마다 유의점을 메모해둔 대본을 다시 정독해요.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마지막 공연 날 캐릭터가 산으로 가있더라고요."

▶소냐 하면 음악 경연 프로그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불후의 명곡' 우승 트로피가 2개 있어요. '복면가왕'에서도 '가왕'에 올랐지만 트로피 같은 건 없더라고요. 가면도 다시 반납해야 하고. (미소). 사실 경쟁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음악 경연 프로그램 무대 때마다 벌벌 떨면서 노래했어요. '불후의 명곡' 첫 출연 때는 청심환을 먹었는데도 1절 끝날 때까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무대에 서 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행히 성적이 좋았죠. 정말 오랜만의 지상파 방송프로그램 출연이었기에 독기를 품고 노래한 덕분인 것 같아요. '저 예전의 소냐인데 기억하시나요?' 하는 심정이었죠. 당시 방송을 본 신성우 선배님은 '잘하는 거 아니까 힘 좀 빼'라는 문자를 보내시더라고요. (웃음)."

▶소냐의 대표곡은 어떤 곡이라고 생각하시나요."저는 히트곡이 없어요. 그런데 간혹 후배들이 오디션을 볼 때 제 노래 불렀다면서 3집 타이틀곡 '눈물이 나'를 언급해요. 특히 남자 후배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슈퍼주니어 규현이도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고 했었고요. 여자 후배 분들은 2집 타이틀곡 '내가 아닌가요'를 좋아해주시고요."

▶'눈물이나' 듀엣 버전을 함께 부른 남자 가수의 정체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던데요."'요셉'이라는 회사 신인 가수에요. 아쉽게도 정식 데뷔는 하지 못했죠. 3집 제작 당시 그 친구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듀엣 버전을 추가로 녹음했었요. 그런데 회사에서 정체를 감추고 앨범에 이름표기를 하지 않으면서 '박효신이냐' '임재범이냐' 등 각종 추측이 많았어요. 심지어 지금도 몇몇 노래방에는 임재범으로 표기되어 있더라고요."

▶신곡과 예전 명곡들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공연이 개최되면 팬들이 좋아하시겠네요."2012년 인생의 첫 콘서트를 열었는데 정작 제 노래를 들려드리지 못했어요. 당시 회사에서 급하게 공연을 추진했고, 셋리스트가 '불후의 명곡' 경연곡들과 팝송 위주로 짜였었죠. 올해 큰 목표 중 하나는 제 생일인 11월 19일쯤 쫓기듯이 하는 콘서트가 아닌 제대로 준비된 콘서트를 여는 것이에요. 그때 '눈물이 나'와 '내가 아닌가요'는 꼭 부르려고요."

 

▶눈여겨보는 후배 가수가 있으신가요."노래 잘하는 후배들은 정말 많죠.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가수는 손승연 씨와 에일리 씨요. 목소리가 시원시원하면서도 기교가 뛰어난 분들이죠. 노래를 가지고 논다고 할까."."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요즘 그림에 관심이 많아요. 친한 후배에게 아직 스케치까지만 하는 단계죠. 또,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10년 후쯤에는 세미 트로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트로트를 간드러지게 잘 부르거든요. 히든카드로 아껴두고 있는 장르인데, 정말 큰 변화를 주고자 할 때 도전해보려고 해요."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항상 행복하게 음악하고 무대에 서는 가수, 관객과 교감하는 게 느껴지는 가수, 그리고 무대에 섰을 때 '아 소냐다!'하 기대감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신곡 활동 각오를 들려주세요."활동에 목말라 있어요. 어릴 때부터 꿈이 가수였고, 출발을 가수로 했는데 그동안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리지 못헤 아쉬웠죠. 이번 신곡 활동을 통해 그 갈증을 해소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신인 때부터 저를 꾸준히 지켜봐주신 팬 분들이 많아요. 새로운 노래가 나오거나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게 됐을 때 응원을 해주시고 힘을 북돋워 주시죠.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저에겐 너무나 큰 힘으로 작용해요. 앞으로 계속해서 멋진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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