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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감독의 배수진, 결국 최후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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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대한항공, V-리그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감격

일흔을 앞둔 박기원 감독의 열정은 결국 대한항공의 V-리그 첫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어졌다.(사진=한국배구연맹)

 

“실수가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바보다. 나는 바보가 되지 않겠다”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나선 V-리그 ‘최고령’ 지도자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도발적인 표현으로 우승을 향한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다. 단순히 ‘바보’ 표현뿐 아니었다. 박기원 감독은 “챔프전 우승을 위해 (정규리그) 1위와 2위 자리를 양보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꼭 가져가겠다”고 활짝 웃었다.

1951년생 박기원 감독은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지도자다. 곧 70세를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혈기왕성한 박 감독은 2016년 4월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았다.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박 감독은 ‘만년 우승후보’ 대한항공의 러브콜에 흔쾌히 응했다.

국가대표팀을 이끈다는 자부심도 컸지만 외국 무대가 아닌 고국 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할 마지막 기회였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박기원 감독의 고국에서의 우승 도전은 꽤 오래전에 시작됐다. 유럽에서의 오랜 선수 및 지도자 생활을 마친 박 감독은 이란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마친 뒤 2007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미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지도력이었지만 V-리그는 쉽지 않았다. 2007~2008시즌과 2008~2009시즌은 연속 4위로 ‘봄 배구’에서 탈락했고, 2009~2010시즌도 부진한 끝에 결국 중도 경질됐다. 이후 2011년부터 국가대표팀을 지도했다.

만년 우승후보로 불렸던 대한항공을 진짜 우승으로 이끈 힘은 결국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든 '믿음'이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그러다 스스로 ‘지도자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결심과 함께 대한항공을 맡았다. 그리고 부임 첫해였던 2016~2017시즌 대한항공을 6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현대캐피탈에 막혔다.

정규리그 우승은 잊은 채 챔피언결정전 패배를 가슴에 새긴 박기원 감독은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리고 2017~2018시즌에 제대로 갚았다.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을 1패 뒤 3연승하며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5번째 챔피언결정전 도전 만에 이룬 값진 성과다.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첫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본 박기원 감독은 “(우승을 향한) 간절함과 믿음이 우승을 만들었다”면서 “특히 작년과 올해 어려움을 겪으며 믿음이 생겼다. 내가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도 나를 믿었다. 그 믿음 덕에 여기까지 왔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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