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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정운찬 "최악 미세먼지 때 야구 취소? 규정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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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운찬(KBO 총재)


미세먼지가 자욱해도, 꽃샘추위가 아직 기승을 부려도 프로야구 열기는 막을 수가 없죠.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 인기 종목답게 개막전 10경기에요, 무려 18만 관중이 찾았다고 그럽니다. 야구의 계절이 왔습니다, 여러분. 제일 큰 관심사는 어느 팀이 잘하나, 어느 선수가 잘하나, 성적이겠지만요. 그것 말고도 올해는 관심 가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KBO의 신임 총재로 선임된 정운찬 전 총리. 경제학자도 지내셨고 국무총리도 지낸 인물이 야구는 어떻게 이끌까? 이런 분이 이끄는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이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KBO 정운찬 총재 만나보겠습니다. 직접 오셨어요. 정운찬 총재님 어서 오세요.

◆ 정운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실은 우리 정운찬 총재가 야구에 관심 많으신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책도 내셨었잖아요.

◆ 정운찬> 네, 야구예찬이라는 책도 냈습니다.

◇ 김현정> 책도 내셨죠. 얼마나 좋아하시는 분이셨어요?

정운찬 KBO 총재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정운찬> 저는 사실 라디오를 통해서 또는 TV를 통해서 야구 중계도 봤고 동대문 야구장, 저 때는 서울운동장 야구장이라고 그랬는데 그때 그 운동장에서 벌어진 야구의 적어도 30-40%는 봤을 겁니다. 보면서 외로움이나 슬픔을 반감시키려고 노력한 적도 전 있습니다.

◇ 김현정> 야구를 통해서 힐링도 하고. 매력이 뭡니까? 프로야구의 매력이 뭔가요?

◆ 정운찬> 프로야구라기보다는 전반적인 야구의 매력이라고 하는 거는 농구나 축구는 골에다가 공을 집어넣어야 점수를 따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정운찬> 야구는 치고 나서 1루, 2루, 3루 돌아서 홈플레이트까지 와야 되는데 사람이 들어와야 점수를 냅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정운찬> 그런 의미에서 훨씬 더 인간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 김현정> 사람이 몸을 움직여서 들어와야 그 순간 환호가 터지는.

◆ 정운찬> 또 하나는 유명한 뉴욕양키스에 요기 베라가 말씀했듯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 김현정>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 정운찬>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스리볼까지도 결과를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게 인생과 같지 않습니까? 인생도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끝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야구하고 인생하고 비슷한 면이 있어서 야구의 매력이 큰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듣고 보니까 진짜 그렇네요. 야구는 끝까지 보지 않으면 몰라요. 한참 다른 데 보다가 돌리면 바뀌어 있어요.

◆ 정운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 묘미. 그런데 이렇게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이, 두산 팬이시죠.

◆ 정운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유명한 두산 팬이신데 이제는 KBO 총재가 되셨으니 리더가 되셨으니 대놓고 응원도 못 하시고 그거는 좀 불편하실 것 같아요.

◆ 정운찬> 기자들이 물어봤을 때 대답도 했고 또 실제로도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마는 저는 탈두산 출두산 엄중 중립입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두산에서는 조금 아쉽겠는데요?

◆ 정운찬> 모르겠어요. 그런데 첫날 개막식에 이승엽 KBO 홍보대사하고 같이 야구를 봤습니다.

◇ 김현정> 이승엽 선수하고.

◆ 정운찬> 그런데 우리들 서로 짜지도 않았는데 이승엽 홍보대사는 두산의 김재환 선수를 응원하고 저는 또 삼성 응원하려고 박해민 선수를 응원했는데.

◇ 김현정> 서로 바뀌서 응원하셨어요.

◆ 정운찬> 그런데 그날 김재환 선수도 잘 못했고 박해민 선수도 잘 못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여기 방송에서 선언합니다. 이제 KBO 총재가 정운찬 총재가 되셨으니까 탈두산이랍니다. 출두산, 엄중 중립이라는 거. 정운찬 KBO 총재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객으로서 야구를 좋아하는 거랑 경영을 하는 거는 사실 행정을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죠.

◆ 정운찬> 그렇죠.

◇ 김현정> 어떤가요, 들어와 보시니까?

◆ 정운찬>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가요?

◆ 정운찬> 그래서 업무 파악을 하려고 우선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미국에 가서 5개 팀 정도 전부 현지를 방문해서 선수들 격려도 하고 또 그분들의 애로도 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아니, 취임사에서 그러셨어요. 야구가 온 국민의 힐링이 되게 하겠다, 이런 포부를 밝히셨는데 이건 어떤 뜻일까요.

◆ 정운찬>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 참 어려운 상황에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복잡한 뉴스들 참 많죠.

◆ 정운찬> 정치적으로 혼란하지, 경제적으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고 양극화가 심각하지, 사회적으로도 불안하지,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한테 힐링을 좀 제공해야 되지 않겠나. 야구보다 더 좋은 건 없다 생각했고 첫째로는. 슬플 때는 야구를 봐서 슬픔을 좀 줄이고 기쁠 때는 또 야구를 보면서 배가시키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거 보통 일 아닌데요, 총재님.

◆ 정운찬> 쉬운 일 아니죠.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웃음)

◇ 김현정> 총재 임기 3년. 3년 동안 이것만큼은 꼭 좀 하고 싶다. 지금 소통 얘기하고 힐링 얘기도 하셨습니다마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이건 이루고 싶다, 바꾸고 싶다는 게 하는 게 있을까요. 정책이든 뭐든.

◆ 정운찬> 제가 취임식에서 3년 동안의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첫 해에는 작년에 야구계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음주운전, 도박, 승부조작, 심판의 금품수수 이런 게 있었는데.

◇ 김현정> 맞습니다.

◆ 정운찬> 그런 걸 좀 고쳐서 클린 베이스볼을 하고 싶다.

◇ 김현정> 클린 베이스볼.

◆ 정운찬> 말하자면 제도도 좀 바꾸고 인성교육을 비롯한 여러 가지 교육을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금 한국 야구가 넥센 정도는 독립 기업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다른 팀들은 대기업인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익성을 높여서 각 구단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이런 저런 수입을 고려해야 되는데 그것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공이시잖아요, 경제. 역시 경제학자가 경영을 하시니까 이런 부분 생각을 하시네요.

◆ 정운찬> 글쎄요. 그 과정에서 미국의 지금 NFL, 내셔널풋볼리그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하고 MLB,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에서는 부분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른바 통합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뭔가요, 통합 마케팅은.

◆ 정운찬> 내셔널풋볼 리그 예를 들자면 각 팀들은 입장료를 60%는 자기가 갖고 나머지는 중앙에 집중해서 32개 팀한테 나눠주는 거예요.

◇ 김현정> 중앙에 내면 중앙에서 배분을 하는 식이라서 모두가 다 골고루 잘 살 수 있게.

◆ 정운찬> 32분의1. 그 결과가 어떻게 됐냐면 각 팀들의 재정 수준이 비슷해지니까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고, 좋은 선수를 데려오니까 관중이 많아지고 관중이 많아지니까 수입이 좋아지고 해서 한 팀이 3번 이상 연속 우승한 팀은 지난 40-50년 동안 없었습니다. 2번 연속 우승한 팀은 있었습니다마는. 그게 바로 제가 7년 전부터 추구해 온 동반성장입니다.

◇ 김현정> 동반성장이 드디어 야구에서 실현이 되는 겁니까?

◆ 정운찬> 저는 사실 총재 자리 맡은 이유 중에 하나는 야구에서도 동반성장을 좀 추구하자.

◇ 김현정> 3년 안에 다 하시려면 굉장히 부지런하셔야 될 것 같아요(웃음)

◆ 정운찬> 다 못 하죠. 굉장히 기초를 닦는 거죠(웃음)

◇ 김현정> 그렇네요. 지금 근데 소통 얘기를 하셨는데 최근에 KBO 홈페지에서 자유게시판이 없어져서 팬들은 정운찬 총재가 소통한다고 그러셨는데 왜 게시판을 닫았을까. 좀 수근수근대는 목소리도 있더라고요.

◆ 정운찬> 제가 오기 전부터 거기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제가 오자마자 조금 있다가 게시판을 닫았다고 해서. 제가 가벼운 화를 냈어요. 지금 소통의 시대인데 게시판을 닫으면 어떡하냐. 그렇게 얘기했더니 그쪽의 설명이 그 야구에 관한 얘기를 하면 좋은데 야구 외적인 얘기를 너무 많이.

◇ 김현정> 게시판에 올린다?

◆ 정운찬> 또 야구에 관한 이야기도 없는 얘기를 많이 한다.

◇ 김현정> 가짜 뉴스가 많았다는 얘기예요?

◆ 정운찬> 거기에 하나 더 보태서 쓸데 없는 질문이 많다. 그래서 일단 팬들을 위해서 1:1 Q&A 하려고 Q&A 코너를 만든다고 하길래 영원히 없애는 것으로 하지 말자. 2-3개월 한번 시험해 보자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럼 시험 단계군요, 지금.

◆ 정운찬>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좀 해 보고 그것도 새로운 개선점이 나오면 개선을 해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홈페이지에 대한 질문. 또 하나는 이런 질문도 있어요. 요즘에 미세먼지가 최악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학교 휴교령을 내려야 되느니 마느니 이런 고민을 막 하고 있는 와중인데 사실 야구 경기장은 거의 대부분이 실외. 그렇죠? 고척돔 하나 빼고는 다 실외죠.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이 경기를 혹시 취소하는 것도 마치 우천처럼. 이런 것도 고려하세요?

◆ 정운찬> 저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는 제가 한번 써왔어요. 한번 읽어드려도 괜찮겠습니까?

◇ 김현정> 네, 좋습니다. 준비를 해 오셨군요, 이 질문 나올 줄 알고.

◆ 정운찬>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될 경우에는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KBO 리그 규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이미 있어요, 미세먼지에 관한 게?

◆ 정운찬> 그럼요. 하지만 취소를 결정하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적극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서 10개 구단과 함께 고민해 보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운찬 KBO 총재. 야구 KBO 총재까지 사실은 하면 굉장한 자리까지 다 오르는 겁니다마는 야구에 관해서 이거 좀 더 해 보고 싶다라는 소망 같은 게 있으세요?

◆ 정운찬> 글쎄 두고봐야 되겠지만 지금 어렴풋하게, 제가 손녀가 있어요.

◇ 김현정> 손녀.

◆ 정운찬> 지금 3살인데.

◇ 김현정> 3살, 아기네요.

◆ 정운찬> 금년 봄부터 야구장에 데리고 가서 야구에 눈을 좀 빨리 뜨게 하고 여성 야구 선수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여성 야구 전문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 김현정> 진심이세요?

◆ 정운찬> 그럼요.

◇ 김현정> 지금 여성 야구 선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은 실력들이 크게 성장하지 않아 주목 못 받고 있는데.

◆ 정운찬> 제 손녀가 나이 들 때까지는 많이 발전하겠죠.

◇ 김현정> 와, 멋진 꿈. 손녀의 의사와는 아직 상관은 없습니다.

◆ 정운찬> 자꾸 유도해야죠 (웃음)

◇ 김현정> 정치로 복귀할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으세요?

◆ 정운찬> 지금 제가 세 가지를 하고 있어요. 저를 키워주신 스코필드 박사 기념사업회, 두 번째로는 동반성장연구소도.

◇ 김현정> 하고 계십니까?

◆ 정운찬> 네, 하고 있고. 그 다음에 KBO 하고 있는데. 무지하게 바쁩니다.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어요.

◇ 김현정> 여기저기에서 러브콜은 좀 있죠?

◆ 정운찬> 그런 건 대답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 김현정> 대답 안 하시면 저는 있는 걸로 압니다.

◆ 정운찬> 없다고 그러세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알겠습니다. 오늘 KBO 신임 총재 정운찬 총재와 함께 야구 얘기를 했는데 한참 얘기하고 나니까 경제 얘기한 것 같아요. 우리 야구를 어떻게 하면 더 좀 경제적으로 성장시켜서 획기적으로 변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저는 기대가 많이 됩니다. 정말 잘하셔서 마칠 때쯤에 한 번 더 모시겠습니다.

◆ 정운찬> 그전에 안 부르시겠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 전에 뵙죠. 오늘 고맙습니다.

◆ 정운찬> 고맙습니다.

◇ 김현정> KBO 정운찬 신임 총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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