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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왜 개헌저지 장외투쟁을 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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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층 결집위한 세 번째 장외투쟁 카드이나 빈손 될 수도
-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요구하는 결선투표, 당 지도부는 부정적
- 29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4월 남북정상회담 날짜 논의될 듯
- 강성 매파 존 볼튼 신임 백악관 안보보좌관? 결국은 트럼프 뜻이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시간. 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입니다. 지난주 뜨거운 논란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문 대통령의 개헌안이 발의가 됩니다.

◆ 안성용 : 네, 지난주 기본권, 지방분권, 경제조항, 권력구조 등으로 구분해서 세 차례에 걸쳐 개헌안 발표를 하면서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한국당은 이를 '관제개헌'으로 명명하고 강하게 반발했는데, 오늘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됩니다. 오늘 10시에 이낙연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열리는데요, 여기서 개헌안을 의결하면 UAE를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해서 국회에 보내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 야당의 비판이 많지만 일단 헌법상의 대통령의 권한은 맞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개헌 발의는 헌법에 보장된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당이 말하는 대로 관제개헌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다만,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의 개헌발의권이 보장된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헌법 개정은 국민들에 의해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여야합의로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만큼 공은 국회, 즉 정치권으로 넘어왔습니다.

4월 말까지 여야가 합의해서 개헌안을 마련하면 문 대통령은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듯이 앞으로 한 달 동안 국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 박재홍 : 일단 대통령 개헌안 발의로 개헌안 논의의 속도는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할까요?

◆ 안성용 : 한국당은 제왕적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면서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6월에 개헌안을 여야 합의로 내자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든 추천하든 그것은 사실상 의원내각제 같은 것으로 이중권력을 만들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여야가 언제까지 계속 싸울 수는 없기 때문에 비례성 강화가 확실히 보장된다면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가 주장하는 총리추천제나 바른미래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국회의원 3/5이상 동의로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거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문제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생길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상황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이 와중에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 카드까지 꺼내들었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개헌 의원총회에서 '야당탄압 기획수사 정치공작 중단하라!' '지방선거용 기획수사 야당탄압 규탄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안성용 : 홍준표 대표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홍 대표는 "국민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개헌은 독재 정권으로의 회귀"라면서 "지방선거용 관제개헌 음모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회주의 개헌 음모 분쇄 투쟁에 전 국민과 함께 장외로 갈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정치적, 정략적 의도가 숨어있다면 국민과 함께 관제개헌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며 장외투쟁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 박재홍 : 이러한 한국당의 반개헌 장외투쟁 카드 국민들은 어떻게 보실까요?

◆ 안성용 : '걸핏하면 장외투쟁한다'는 여론의 비판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서 장외투쟁에 나섰다가 빈손으로 회귀를 했었는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제개헌 반대'를 앞세워 장외로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4월 임시국회가 생산적이든 비생산적이든 열리기는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내외 병행투쟁 형식으로 대규모 장외투쟁 몇 차례 진행하는 게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지금 한국당은 14만 경찰을 상대로 강도 높은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제가 뭔가요?

◆ 안성용 : 경찰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한국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대구, 경북과 더불어서 울산광역시는 안정권으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울산지방경찰청이 얼마전 지역 아파트 건설공사에 부당한 압력이 행사됐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김기현 시장의 친동생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확보에 나서고, 울산시장 부속실과 공사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또 한국당 소속인 북구청장과 울주군수에 대해서도 경찰이 다른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준표 대표와 장제원 수석 대변인 등이 발언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경찰을 향한 발언수위가 높은 정도가 아니고, 매우 심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경찰 출신 민주당 표창원 의원 등도 사과하라면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홍준표 대표의 이런 반응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 안성용 : 홍준표 대표의 입장에서는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당선이 유력시되는 자당 후보에게 수사의 칼끝을 겨누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과거 검찰이 중요한 시점에 야당 후보들을 수사선상에 올리면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혹시 빼도 박도 못한 약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발언수위를 조절하고는 했는데, 홍준표 대표의 한국당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사냥개’, '광견병 걸린 미친개', ‘미꾸라지’ 등 원색적 표현들이 등장했고, 홍준표 대표는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박재홍 : 그만큼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을 표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군요. 그런데 일선 경찰도 아주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안성용 : 논란의 중심에 선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과거부터 검찰에 맞서서 경찰 수사권 독립을 외쳐왔던 분입니다. 이번에 김기현 시장이나 형제에 혐의가 있다면 확실하게 밝혀내서 경찰이야말로 성역없이 권력층이나 거물들을 수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 할 것입니다. 때문에 선거가 임박했다고 해서 수사를 늦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경찰 숫자가 14만 명 정도 되는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을 미친개니 뭐니 하면서 비하하는 게 기분 좋을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쯤 이철성 경찰청장이 입장을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과 곽상도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박재홍 : 지방선거 이야기 더 해봅니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다시 김병준 전 부총리가 거론되나 봅니다.

◆ 안성용 : 어제 한 신문에서 참여정부에서 짧게나마 부총리를 지냈던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를 영입하려 한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 전 부총리가 국민대 교수직을 그만둬서 서울시장에 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고, CBS가 직접 전화를 드려보니까 한국당에서 아직 요청이 없었다고 했었습니다. 어제 보도와 관련해서는 한국당의 주요 당직자는 물론이고 김병준 전 부총리도 전화기를 꺼 놓은 상태여서 뭔가 얘기가 오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박재홍 :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는 민주당도 열기가 가열되고 있는데, 추격자 격인 우상호, 박영선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죠?

◆ 안성용 : 어제 우상호, 박영선 두 예비후보가 각각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원순 시장에 대한 포문을 열었습니다. 우상호 의원은 '박원순 시장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면서 '다른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또 "서울시장은 다음 대선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면서 "박 시장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장 경선에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어제, 박원순 시장이 지난 1월에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은 대중교통무료 정책을 파고들었습니다. "박 시장이 올해 초 하늘로 날려버린 150억원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그 어떤 결과도 가져오지 못했다", "박 시장이 지난 6년 동안 취해왔던 미온적이고 낡은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최근에는 행안부와의 대책회의를 통해 중앙정부에 그 탓을 돌렸다"고 꼬집었습니다.

◇ 박재홍 : 그리고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또 다른 한 분인 안철수 전 대표. 아직 서울시장 출마여부는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고, 인재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0일 1호 영입인사로 송도국제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을 발표했습니다. 22일에는 2호 영입으로 자유한국당 출신 전·현직 지방의회 의원 7명을 추가로 영입했구요, 어제는 시·구의원에 도전할 전문가 그룹을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거물급 인사는 아직은 없는데, 안 전 대표가 앞으로 지명도 있는 중도 보수 인사를 영입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박재홍 : 이어서 경기도지사 선거전 얘기를 잠깐 얘기를 해볼까요? CBS가 의뢰한 조사결과가 나왔군요.

◆ 안성용 : CBS 노컷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3일~24일 이틀간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후보 적합도와 가상 대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선 여야를 합친 후보 적합도에서는 이재명 전 시장이 54.0%를 기록해 과반을 기록했고, 이어 남경필 현지사가 18.1%, 전해철 의원 8.2%, 양기대 시장이 4.0%로 뒤를 이었습니다. 여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이재명 전 시장이 57.4%로 크게 앞섰고, 전해철 의원 14.3%, 양기대 전 시장 5.5% 순이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70%와 유선 30%를 결합한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를 통한 임의걸기(RDD) 형태의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응답율은 4.2%였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인데 이번 주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큰 상태입니다.

◇ 박재홍 : 한편,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경기지사 경선룰을 두고 후보들 간의 힘겨루기 양상도 나오는데, 결선투표도 이뤄질 수 있을까요?

◆ 안성용 : 주요 예비후보들은 결선투표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 경기의 경우 민주당은 주요 후보가 3명이어서 그것이 쉽지 않아보입니다.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는 1·2차 경선을 진행하는 것에 대체로 부정적인 분위기입니다. 과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후보가 7명내외로 예상되는 광주의 경우는 결선투표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오늘 민주당 최고위에서 결선투표 여부에 대한 결정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이번 주 관전 포인트 정리해 주시면요?

◆ 안성용 : 4월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이 오는 29일 판문점에서 열립니다. 우리가 22일에 북한에 제안을 했고, 북한이 24일에 호응을 해서 성사되게 됐습니다. 우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3명이 나가고,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세명이 나옵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 가지 실무적인 문제가 논의되겠지만 정상회담 날짜에 대한 조율이 오갈 것으로 보여서 잘하면 29일에 정상회담 날짜가 확정될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미국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경질되고, 강성 매파인 존 볼튼 전 유엔대사가 후임자로 내정됐는데 북미정상회담은 그대로 진행될까요?

◆ 안성용 : 가급적이면 그동안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신뢰 관계를 맺었던 맥매스터가 계속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이상 존 볼튼을 좋건 싫건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외정책을 '선과 악'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전형적인 미국내 강경파 그룹에 속하는 존 볼튼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볼튼이 내정 발표 직후 언론인터뷰에서 "그동안 개인적으로 한 발언은 모두 지나간 일"이라고 말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볼튼의 생각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 시간, CBS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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