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내 반대파 중진의원들과 공식적인 첫 회동에 나선다. 홍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당 운영에 불만을 품은 중진의원들과 SNS(페이스북) 등을 통해 신경전을 벌여왔다.
25일 한국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홍 대표는 오는 26일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국회에서 열리는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회의에 원내지도부와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 상임위원장 등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홍 대표와 갈등을 빚은 중진들의 참석 여부는 미지수다.
홍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조된 당내 갈등이 자칫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지 약 1년 만에 치르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 안팎의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당내에선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 와중에 홍 대표와 일부 중진들 사이에 갈등이 표출되면서 당이 내우외환 위기에 몰리자, 홍 대표가 직접 수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홍 대표는 확대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중진들을 상대로 당 운영 방향 등을 제시하는 동시에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홍 대표의 대승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거를 앞두고 분열을 야기한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당 대표 체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일부 중진들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숨어 지내고 대선 때는 적극적으로 돕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몇몇 중진들의 불만이 당내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이참에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홍 대표와 각을 세운 중진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홍 대표와 각을 세워온 나경원 의원은 오는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의원연맹(IPU) 회의에 참석 중이다. 이밖에 일부 중진들은 지역구 행사로 인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부 중진들은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하면서 2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홍 대표가 갈등 수습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28일 중진의원과의 만찬을 추진했지만, 당일 국회 본회의 법안 처리 일정이 지연돼 만찬이 취소됐다.
급기야 지난 22일 이주영, 나경원, 정우택, 유기준 등 중진들은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홍 대표를 향해 "(지방선거에 출마할)인재를 못 구하면 본인(홍 대표)이 스스로 (서울시장에)나갈 수 있다는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간담회 후 홍 대표에게 Δ최고위원 보임 및 민주적 당운영 Δ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획기적 대책 Δ신중한 언행 Δ인재영입 전력투구 등 4가지 사항을 공식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내일 회의는 어차피 다른 일정 때문에 못 간다”며 “우리는 중진연석회의를 요구했는데 홍 대표가 왜 계속 방향을 돌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홍 대표가 선택한 확대원내대책회의라는 방식이 오히려 중진들의 반발을 일으켜 갈등을 고조시키는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