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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연속, 김정은 이어 트럼프도 파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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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북미 정상회담 말고 4월에 만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 설명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청와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5월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며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전격 수용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북 특사단을 이끌고 평양에 도착한 당일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귀국 하룻만에 떠난 방미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도착한 날 만나는 등 북미 정상간 파격 행보도 눈에 띈다.

그만큼 북핵 문제를 둘러싼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고, 이를 해결할 당사국간 의지도 어드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을 워싱턴 도착 다음날인 9일(현지시간) 만날 예정이었다.

8일 오후 2시30분부터 백악관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30분간 각각 면담한 두 사람은 이후 오후 3시부터 2대2 회담을 진행했다.

또 오후 3시30분부터는 4시30분까지 60분간 예정됐던 미 주요 각료들과의 브리핑에 참석했다.

해당 브리핑에는 매티스 국방장관과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 시걸 맨델커 재무부 차관 등 20여 명의 주요 각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한창 브리핑이 진행되던 4시쯤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용 실장 일행을 지금 바로 만나겠다"는 전갈이 회의실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 실장과 서 원장, 그리고 조윤제 주미대사는 오후 4시15분부터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벌인 백악관 내 오벌 오피스로 자리를 옮겨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정 실장은 "여기까지 온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다"며 "그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과 제재 정책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하게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물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도 전했다.

정 실장의 언급에 트럼프 대통령은 수긍을 하면서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그 자리에서 밝혔다.

5월 안에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뜻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의 북미대화 의지 표명과 트럼프 대통령의 수용 의사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등 파격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과의 면담에 참석한 백악관 참모들을 둘러보면서 "그것 봐라, 얘기를 하는 게 잘하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당초 알려진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아닌 당장 4월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도 정 실장에게 밝혔다.

하지만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간 회동이 이뤄지는 게 좋겠다는 정 실장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탁이 있다.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국 대표들이 직접 오늘 논의한 내용을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 달라"고 정 실장에게 요청했다.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청와대 제공)

 

예상을 뛰어넘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에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못했지만, 일부 현장 판단권을 가지고 방미길에 오른 만큼 백악관 회견을 수용했다.

이후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맥매스터 보좌관 방에서 미 NSC 참모들과 함께 백악관 합의 문안을 작성하고 최종 발표 전 백악관과 청와대 사이에 설치된 시큐리티 채널(security line)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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