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 롯데경영에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롯데관계자는 "신동빈이 회장이 최근 일본롯데홀딩스 쓰쿠다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구속될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때도 회사업무를 보기 위해서 1주일에 한 차례씩 일본을 방문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와 최근에도 스쿠다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 등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로부터 재판과 관련한 거취문제를 질문받고 "구속될 경우 (일본의) 관례상 절차에 따라야겠죠"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롯데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에서는 기업 CEO가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와야 거취가 결정되는 것이 관례지만 일본은 인신이 구속되는 즉시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재계의 관례라고 롯데의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의 거취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의 의사대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결정이 날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정리가 된다.
당연히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경영에도 상당한 파급영향이 예상된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를 매개로 국내 모든 롯데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한국내 지주회사격인 (주)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일본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고 그외 일본내 롯데계열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호텔롯데의 지분은 99.28%나 된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 가운데 종업원과 임원지주회의 지분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롯데그룹 측은 이날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되면 한숨을 돌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국내 경영의 독립적 추진이 어려워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