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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헬스 플랫폼 '홈트'…키넥트와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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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키넥트', 아이폰X '트루뎁스'와 유사한 기술 활용…차별화·비전 설명은 부족

카카오게임즈의 첨단 기술 기반 자회사 카카오VX 문태식 대표

 

NOCUTBIZ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션센스 기술인 키넥트(Kinect)와 유튜브 등 동영상 학습 트렌드를 결합한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홈트'를 공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카카오게임즈 미디어데이: 2018 프리뷰'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바일과 PC온라인 등 직접 전개하는 게임 퍼블리싱 사업 전략과 함께 AI 등 첨단 기술 기반 자회사 카카오VX의 챗봇 '골프 부킹 서비스'와 컴퓨터비전 및 모션센스 기술을 활용한 홈트레이닝 플랫폼 '홈트'를 선보였다.

이날 게임 신규 라인업과 캐주얼 장르 게임 통합 개발사 '프렌즈게임즈' 출범 외에도 눈길을 끈 것은 카카오VX의 '홈트'였다.

최근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동영상 학습 트렌드를 겨냥한 홈트레이닝 플랫폼 '홈트'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스피커와 실시간 3D 이미징 깊이(Depth) 카메라 등을 결합해 사용자가 홈트 플랫폼에서 다양한 배울거리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가상 체험 서비스다. 그래픽 투사 방식을 적용해 놀이와 게임 분야에 적용하는 키즈(Kids)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현재 촉망받는 가상현실(VR) 기술의 경우 헤드셋인 HMD와 컨트롤러 등 고가의 장비와 센서 세팅에 필요한 하드웨어 및 공간 제약이 많아 소비자 기술 확산이 더딘반면 홈트는 스마트 스피커와 상호작용하면서 뎁스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상태나 의도를 인지하는 비접촉식 지능형 상호작용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ETRI 박지영 박사가 '홈트' 원천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기존에도 가상현실이나 모션 센스, 피하지방 체크 센서 등이 다양하게 결합된 PT(Physical Training) 장비들이 존재한다. 다만 이들 장비는 고가에다 커다란 장치여서 전문 헬스장에서나 시범적으로 도입되는데 그치고 있다.

홈트는 이를 가정으로 들여온다는 점이 다르다.

카카오VX가 구체적인 적용 기술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홈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10년 콘솔 게임 엑스박스를 통해 처음 상용화 시킨 3D 모션센스 기술 플랫폼 키넥트(Kinect)를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MS의 키넥트는 RGB 카메라, 적외선 프로젝터 및 3D 뎁스 센서 카메라 등이 적용되어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키넥트는 지난해 공식적으로 단종됐지만 최근 MS의 '윈도우 혼합현실(MR)' 기술에 적용되는 등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이 프라임센스를 인수해 아이폰X 얼굴인식 페이스ID 카메라 시스템(트루뎁스)에 이 기술을 적용하는 등 범용 플랫폼으로 진화중이다.

원천 기술을 지원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레이저·이미징 기술을 가진 미래컴퍼니, 사용자 학습 및 트래킹 데이터를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기 위한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 등이 참여해 카카오VX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홈트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카카오VX와 ETRI 박지영 박사는 뎁스 센서 카메라로 사람의 동작은 물론 관절의 움직임까지 추적해 정확한 스쿼트 자세를 교정해주는 기술과 사람의 피부 색상으로 혈액순환을 파악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술을 시연해보였다.

현재까지는 스마트워치나 바이탈 체크 장치 등에 탑재된 물리 심박센서가 심박수를 측정했지만 홈트는 비접촉식 기술로 화면상에 잡힌 얼굴의 피부색 변화를 통해 심박수(bpm)를 측정한다. ETRI의 기술은 운동이나 움직임, 감정의 변화가 발생하면 심장과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혈액이 얼굴과 몸통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피부색의 변화가 발생하면 이를 수치화 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ETRI 박지영 박사가 '홈트' 원천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서비스 시연에는 PT(Physical Training) 동영상이 준비됐다. 학습 정보를 제공하는 PT 영상과 사용자의 실시간 화면이 나란히 나타나고 하단에는 프로그램 소요 시간, 소모 칼로리, 맥박수(심박수) 정보가 보여졌다.

사용자가 트레이너의 동작을 따라하면 뎁스 카메라가 이를 측정해 사용자의 움직임과 관절을 2D와 3D로 추적해 정확한 자세 교정을 음성과 문자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보고 듣고 말하고 동작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은 스마트 스피커와 뎁스 카메라를 포함한 홈트 플랫폼이 활용된다.

홈트는 오픈소스 방식으로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나 개발자가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이를 유·무료로 이용하는 방식이 유력시 되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 스피커가 되든 다른 하드웨어 장치가 활용되든 현재로서는 고가의 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적용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VX 문태식 대표는 "홈트 프로토타입 제품이 이르면 올해 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자나 개발자는 물론 홈트 플랫폼을 위한 하드웨어 장치가 필요한만큼 다양한 제조사나 통신사 등과의 협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서비스를 연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카메라가 탑재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사가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미니에 눈(카메라)이 달리는 문제는 유동적이기도 하거니와 카카오미니 뿐만 아니라 범용적인 하드웨어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박스와 키넥트 조합과 마찬가지로 홈트가 헬스케어 외에 게임 분야까지 확대되는지에 대해서는 "경쟁과 협력과 같은 모티브를 도입하면 게임쪽으로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엑스박스와 같은 게임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방대한 제조사 플랫폼과 통신 인프라가 필요할텐데 이를 감당할만한 시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홈트 플랫폼 구현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 스펙과 양질의 콘텐츠 퀄리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시장성에 대한 전망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시점에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MS 키넥트 카메라와 애플 아이폰X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는 이와 관련 "AI나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은 업계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분야"라며 "닌텐도 위를 시작으로 게임산업이 건강이라 분야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기존과 다른 접근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는 붙임말에서 "아직 이 시장에서 큰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시장처럼 첨단 기술과 건강을 접목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홈트는 그러한 관점에 근간을 둔 투자라고 할 수 있고, 건강한 게임문화라는 사회적 책임의 발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홈트는 연말 프로토타입 제품이 나올 예정이지만 상용화 부분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문 대표의 말대로 현재의 스마트 스피커에 일반 카메라를 붙이는 버전, 뎁스 센서와 연산이 더 강화된 모델링에 따라 제품 성능이 달라질 수 있는 등 하드웨어 조합에 따라 변수가 많다는 문제가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진입장벽도 높다. 가격 저항선, 그리고 얼마나 활용이 가능한가를 보는 범용성이 부족하다. 콘텐츠 못지 않게 다양한 스마트 제품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어 사업 모델링에 대한 명확한 컨센서스가 필요하다.

스마트 스피커는 그나마 저렴한 프로모션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대부분 가정에서 음악을 듣는데 사용된다. 과거 카카오가 다음(DAUM) 시절 애플TV에 착안해 만든 당시, 혁신적이었던 인터넷 스트리밍 TV 셋톱박스 '다음TV 플러스'는 다음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에 못미치는 열악한 콘텐츠, 불명확한 수익모델, 기술 부족으로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 되고 말았다. 통신사들의 IPTV 진출도 한몫 했다..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

 

이번 카카오게임즈 미디어데이에서 카카오VX의 '홈트'를 특별히 주목한 것은 구글이나 애플처럼 기존에 이미 등장한 적은 있지만 파편화 된 기술을 한데 모아 혁신적인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카카오에서 모처럼 볼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쉬운 점은 카카오게임즈가 ETRI 연구원들까지 모셔놓고 '홈트' 시연을 하면서도 명확한 포트폴리오는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키넥트와의 차별점도 불분명했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카카오VX 문 대표의 답변은 더 실망스러웠다. 기술에 대한 설명은 너무 파편적이었고, 시장성에 대한 전망은 '답변이 어렵다'는 말만 돌아왔다.

IT업계와 게임업계를 아우르는 굴지의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게임즈의 브랜드가 무색한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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