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사진=박종민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여론조작을 벌인 이른바 '사이버 외곽팀' 운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 전 외곽팀장은 "한 사람한테 줄 수 있는 대기업 후원금이 정해져있어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 도와준 것"이라고 증언했다.
대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더 받기 위해 당시 국정원에서 외곽팀장 숫자를 늘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증언이다.
이 전 팀장은 "새로 활동한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다른 팀장들의 이력서를 또 다른 외곽팀장에게 보내준 게 맞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 측에서 계속 '외곽팀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그는 "나는 외곽팀장이라는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다, XX"이라며 법정에서 욕설을 내뱉었다.
재판부가 즉각 제재했지만 그는 "내가 그렇게 (외곽팀장 활동) 해가지고 신용 불량자가 돼 있겠어요?"라며 계속 언성을 높였다.
이 전 팀장은 "매월 정해진 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월 1200만 원 정도를 활동비로 받았다. 외곽팀 아이디 숫자도 2배 정도 늘렸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아이디별로 아고라, 네이트, 네이버, 뉴스 등에 댓글을 얼마나 달았는지 G메일(구글 이메일)을 통해 또 다른 외곽팀장에게 실적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실적을 보고하면 검색을 통해 댓글이 정말 달렸는지 직접 검색을 했고, 실적을 보고하지 않으면 활동비도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증인신문을 마친 뒤 재판부는 다시 한 번 이 전 팀장에게 "증언 태도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 다신 그러지 말라"며 거듭 충고했다.
이 전 팀장은 증인대와 재판정 출입구에서 재판부를 향해 각각 90도 인사를 한 뒤 퇴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