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난 경남 밀양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소방대원들과 경찰들이 사망자를 수습하고 있다.(경남도민일보 제공) 자료사진=황진환기자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때 중환자실 병동에 있던 환자 상당수가 침상에 손이 묶여있었다는 구조대의 증언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경남지방경찰청 밀양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27일 오후 밀양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병원 3층과 4층에서 결박환자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구조된 간호사 2명은 조사에서 "환자 10여 명이 침대에 결박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한수 형사과장은 다만 "기억에 의존한 것이고 결박된 환자가 누구였는지는 현재 상태에선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경찰은 환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결박됐었는지, 그리고 결박이 인명 피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추가 수사를 통해 규명할 방침이다.
앞서 밀양소방서 구조대장 박재형 소방위는 "3층 중환자실에 있던 20여 명 가운데 서너 명을 제외한 최소 18명의 한쪽 손이 병상에 결박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끈을 푸는 데 최소 30초에서 1분 정도 걸렸다.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세종병원은 노인 환자들의 낙상이나 자해 등을 막기 위해 신체 일부를 침상에 묶는 이른바 신체보호대를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보호대는 화재 시 환자 대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3월 관련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