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경찰이 직원 비위적발 실적을 성과평가에 반영해 이른바 '과잉감찰'이 이뤄지게 했던 고리를 끊고 감찰활동에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경찰청은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감찰활동 개혁방안'을 수용하며 이에 따른 종합혁신방안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개혁위원들은 전체회의에서 경찰의 감찰활동이 인권문제로까지 비화하는 데 대해 '강압적인 감찰활동'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충북지방경찰청에서 감찰을 받던 한 여경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감찰 담당자들은 익명의 투서를 근거로 충북청 충주서 소속 A(38) 경사를 조사하다 그를 몰래 촬영하고 회유했던 것으로 밝혀져 징계를 받았다.
이런 사례를 막고자 개혁위가 마련해 경찰이 수용한 권고안에 따르면 앞으로 감찰활동 평가에 개인 비위적발 실적을 반영하는 방법의 성과평가는 폐지된다. 감찰부서는 정책·직무감사 중심으로 조직이 개편된다.
또 감찰 담당자들은 구체적 내용 없이 음해를 목적으로 한 익명의 투서나 풍문 등을 근거로 활동할 수 없다. 활동은 소속 기관장에게 보고한 범위까지로 제한되며 관련 기록물은 보존해야 한다. 최초 감찰 개시 사유와 관련 없는 '별건 감찰'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감찰 과정에서 사생활·정치 성향 등 불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지 말라는 것과 "위반 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식의 규정에 없는 각서를 요구하지 말라는 권고도 포함됐다.
조사 시에는 감찰 대상자가 신뢰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나 변호인이 동석할 수 있도록 했고 원할 경우 영상으로 녹화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대상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최소 조사 사흘 전까지 통지해야 한다.
다른 기관의 공무원보다 지나친 징계를 받지 않도록 규정상 징계양정기준을 준수하고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없도록 징계위에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주문도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차제에 감찰 기능의 역할과 임무를 명확히 다시 정립하고 이를 전 직원에게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