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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사과' 안우진, 이제 팬들이 납득할 징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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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 시절 후배 폭행 사건으로 국가대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넥센 우완 안우진.(자료사진=넥센)

 

프로야구 넥센의 역대 최고액 신인 안우진(19)이 고개를 숙였다. 휘문고 시절 후배 폭행 사건에 대해서다.

안우진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폭행 사건으로 국가대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데 대한 재심이다.

이날 안우진은 지난 원심의 징계 때 참석하지 못해 소명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징계 경감보다는 소명의 기회를 갖기 위한 재심 청구였다는 게 안우진 측의 설명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휘문고 3학년 시절 배트와 공을 이용해 후배들을 집단 폭행했다. 교육청과 경찰, 대한야구소트프볼협회의 진상 조사를 거쳐 교육청 징계와 공정위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초 이 사건의 파장이 커진 이유는 폭행 당사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 때문이었다. 해당 학교는 두 번이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지만 가해 학생들에 대해 안우진 1명만 서면 사과 및 교내봉사 조치가 내려졌다. 나머지 3명은 조치 없음이었다. 교육청의 권고와 다른 결정이었다.

결국 안우진이 다시 진상 조사 끝에 징계를 받게 됐지만 그 과정에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안우진이 넥센과 6억 원의 거액에 계약을 맺었다. 물론 넥센은 이런 폭행 사건을 모르고 계약에 나섰지만 안우진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거셌다. 또 체육회 징계가 국가대표 자격 정지일 뿐 프로 선수 생활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도 공분을 산 이유가 됐다.

휘문고 시절의 안우진.(사진=넥센)

 

사실 비난 여론을 더욱 키운 것은 안우진이 제대로 된 사과와 징계가 없었다는 점이다. 먼저 피해자가 아닌 팬들을 향한 사과가 없었다. 이날 재심에서 안우진은 "(피해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부모님이랑 두 번 세 번 찾아가서 사과드렸고, 지금이라도 한 번 더 가서 사과하겠습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폭행을 당한 후배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피해 학생 측과 합의해 경찰이 처벌의사 없음,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종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과 사과의 진심이 그동안 팬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기회는 없었다.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팬들에 대한 사과는 없었던 셈이다. 특히 지난 10일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은 이를 '팬들에게' 소명할 절호의 기회였지만 안우진은 사과보다 "모든 것을 잊고 야구를 잘하겠다"는 취지의 인터뷰로 화를 키웠다.

늦게나마 안우진은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남은 것은 안우진에 대한 '실효적인 징계'다. KBO로서는 고교 시절의 일로 출장 정지 등의 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 결국 넥센이 구단 자체 징계를 내려야 한다.

최근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도덕적 잣대는 매우 높아졌다. 수억,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만큼 책임도 확실하게 져야 한다는 것. 특히 폭력과 병역, 음주 등과 관련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일단 넥센은 구단 역사상 최고액 신인에 대한 관리가 다소 소홀했던 점은 명심해야 한다. 공정위의 재심 결과로는 부족하다. 역시 안우진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등 아마추어 신분의 징계다. 게다가 이는 일반에 알려지기 쉽지 않다. 체육회 관계자는 "공정위 재심 결과는 일주일 뒤 개인에게만 통보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들끓는 팬심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넥센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폭력 행위에 대한 납득할 만한 징계가 내려지지 않는 한 안우진에 대한 비난을 해결하기는 요원하다. 안우진은 고개를 숙여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이제 공은 넥센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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