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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 김주찬은 됐는데 36살 정근우는 왜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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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뭘까' KIA 김주찬(왼쪽)은 두 번째 FA 계약에서 2+1년 총액 27억 원의 중박 이상을 터뜨린 반면 1살 어린 정근우는 한화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자료사진=KIA, 한화)

 

베테랑들의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내야수 김주찬(37)은 원 소속팀 KIA와 만족할 만한 계약을 맺었지만 국가대표 출신 정근우(36)는 한화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김주찬은 16일 KIA와 2+1년 총액 27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15억 원에 연봉 4억 원씩이다. 다른 구단의 모 관계자는 "계약금이 15억 원이나 된다"면서 "계약 기간도 그렇고 선수 입장에서 굉장히 유리한 계약"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정근우는 아직 한화와 이렇다 할 접점을 찾고 있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근우는 김주찬보다 1살이 어리다. 게다가 FA 취득 이후 성적도 김주찬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걸까. 특히 정근우는 한화의 2년 계약 고수 방침에 당황하는 모양새다. 37살 김주찬은 2년 이상 계약이 되는데 왜 36살 정근우는 되지 않는 걸까.

일단 두 구단의 상황이 다르다. KIA는 지난해 예상 밖의 호성적을 넘어 통합 우승을 거둔 팀이고, 한화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당연히 지갑을 여는 마음이 다를 수밖에 없다.

김주찬이 16일 KIA와 FA 계약을 마친 뒤 조계현 단장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사진=KIA)

 

특히 과감한 투자의 결실이 다른 점이 크다. KIA는 통 크게 지갑을 열어 우승이라는 보답을 얻었지만 한화는 최근 수년 동안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군림했던 결실이 초라했다.

KIA는 2016시즌 뒤 4년 100억 원을 들여 영입한 최형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실 김주찬도 2012시즌 뒤 4년 50억 원 계약의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지난해 우승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2013년 부상 등으로 47경기만 뛴 김주찬은 2016년 130경기 타율 3할4푼6리에 23홈런 101타점으로 가을야구를 이끌었고, 지난해는 주장을 맡아 초반 부진을 딛고 122경기 타율 3할9리 12홈런 70타점을 올리며 우승에 발판을 놨다.

반면 한화는 2013시즌 뒤부터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밑 빠진 독이었다. 정근우와 4년 70억 원, 이용규와 4년 67억 원에 계약한 한화는 2014시즌 뒤 배영수와 3년 21억 5000만 원, 송은범과 4년 34억 원, 권혁과 4년 32억 원에 사인했다. 2015시즌 뒤에는 김태균, 정우람과 4년 84억 원씩에 계약했다. 그럼에도 10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소외됐다.

2013시즌 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정근우·이용규 선수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응룡 당시 감독이 두 선수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이런 상반된 상황에서 KIA와 한화의 씀씀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 KIA는 우승 프리미엄에 재투자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지만 한화는 보다 엄밀하게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 당장 가을야구보다는 긴 호흡으로 육성 기조를 택한 한화기에 노장에 대한 장기 계약은 부담스럽다.

정근우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그래도 105경기 타율 3할3푼 11홈런 46타점 73득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138경기 타율 3할1푼 18홈런 88타점 121득점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치르기도 했다.

협상에 여지는 남아 있다. 한화 관계자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게 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더 냉정하게 판단을 내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근우와 계약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계약 기간과 금액 등에 대해 조율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7살에도 3년 계약에 성공하며 불혹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한 김주찬. 과연 1살 어린 정근우가 그에 버금가는 계약을 이끌어낼지, 한화와 협상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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