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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는 왜 '대구'로?…당내 일각서 "비상식적"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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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어려울 때 희생하는 모습 보여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대구 북구을' 행을 두고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새 당협위원장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홍 대표는 "대구 북구을 지역에 (당협위원장으로) 공모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홍 대표가 한국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대구에서 지방선거를 위한 틀을 닦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반대로 당 대표가 이른바 '험지'를 놔두고 대구라는 '꽃길'을 택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표면적으로는 "북구을이 험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한국당 전체당원 중 가장 책임 당원이 많고 투표 참여율이 압도적이라는 대구에서 미리 기반을 닦아놓은 뒤 2020년 총선과, 길게는 그 이후 차기 대선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조강특위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전국 74개 지역구 당협위원장에 대한 공개모집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지난 당무감사 결과 물갈이 대상이 된 지역과 기존에 사고당협으로 지정된 된 곳 등으로, 대구 북구을과 대구 달서병이 포함돼있다. 북구을은 앞서 양명모 당협위원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사고당협이 됐고, 달서병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공석이 됐다.

홍 대표는 지난해 12월 26일 출입 기자단과 가진 송년간담회에서 대구 북구을 행을 공식화했다. 그는 대구에서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그간 우회적으로 피력해오기도 했다. 홍 대표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에 공모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내세운 이유는 북구을에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 그는 "현역인 홍 의원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가야 견제가 된다"고 말했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홍 대표가 대구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당원들이 대부분 동의를 했다"며 "반발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그러나 당내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대구에서 일단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으면 2020년 총선에 당연히 나올 것이고, 총선에 당선되면 향후 대선에서는 후보 경선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이런 계산이 깔려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홍 대표가 당을 장악하고 있을 때, 약간의 잡음이 있더라도 (대구에) 밀고 들어가면 홍 대표로서는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보다 몇 수 앞을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책임당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파급효과)'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금 당에서 (홍 대표의 선택에 대해) 아무런 얘기가 안 나오는 게 한국당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 홍 대표에 대한 '험지 차출론'도 한 차례 제기된 바 있지만, 이 같은 목소리가 추가로 나오지는 않았다. 지난달 19일 홍문표 사무총장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 당협위원장직을 노리기 보다는 재보궐 선거의 수도권 격전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홍 대표의 대구 북구을 행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럴 때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그는 "사실 지금 이런 때에 재·보궐 선거로 송파을에 나간다고 당선이 확실하겠냐"며 "대구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대구에서 차기 대권 후보가 안 돼도 나쁠 건 없을 것"이라며 "그런 게 어딨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구 민심은 좋을까. 영남일보와 대구CBS가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홍 대표가 대구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응답은 13.2%에 그쳤다. 응답자의 42.8%는 당대표 역할에 전념해야 한다고 답했고, 31%는 서울지역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당 소속 대구 북구지역 광역·기초의원들 20명은 5일 "최근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없어 지역 민심을 중앙에 제대로 반영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홍 대표의 대구 행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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