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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비공개 군수협정 의혹…7년전부터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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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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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회 속기록…유승민 “헌법 위반한 파병이라면 추후 드러날 사안”

 

이명박 정권 또는 박근혜 정권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비공개 군수지원협정이 맺어졌다는 의혹이 2일 불거졌다. UAE가 외국과 전쟁을 벌일 때 우리가 군대를 보내야 하는 민감한 내용이지만 국회 동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방문 의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 국회 동의 안 거친 비공개 '한-UAE 군수지원협정' 존재하나?

우리 헌법은 외국과 조약을 체결할 경우 국회의 비준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국회가 동의하지 않은 군수지원협정이 존재할 경우 헌법 위반 논란 등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특사방문에 의혹을 제기했던 자유한국당도 원인 제공자가 보수정권으로 드러나면 만만치 않은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군수지원협정이 존재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공식적으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UAE와의 비공개 군수지원협정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설명할 것이라고 했지만 국방부의 설명은 "상대국과의 신의 때문에 확인해 줄수 없다"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국방부가 비공개 군수지원협정이 없다고 부정하지 않은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없다고 부인하지 않은 것은 있다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비공개 군수지원협정이 체결됐을 가능성은 7년여 전인 2010년 하반기에 여기 저기서 제기됐었고 당시 여당 의원이던 유승민 현 바른정당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실일 경우에 불러올 파장을 정확하게 예견까지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유승민, 7년전 문제제기... "UAE 공격당했을 때 군사적 지원한다면 헌법적 문제"

지난 2010년 11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속기록에는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국방위원이었던 유승민 의원(현 바른정당 대표)이 MB정부가 UAE 측과 맺은 비공개 양해각서(MOU)의 공개를 요구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항간에 떠돌았던 ‘비밀 합의’가 MOU 속에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있으며, 사실이라면 헌법 위반일 수 있고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란 문제제기였다.

당시 국방부 현안보고에서 유 의원은 아크부대 UAE 파병의 헌법적‧법률적 정당성을 따졌다. 파병과 관련된 정부 간 '비밀협약'이 있었다는 항간의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유 의원은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UAE 파병에 대해서 대통령과 국방장관, 외교장관, 외교안보수석 등 극소수만이 봤던 비밀 합의 문건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밀 합의’는 MB정부가 원전수출의 대가로 전투 목적의 부대를 UAE에 파병하는 조약을 맺었다는 의혹이었다. 유 의원은 “만약 유사시에 군사적으로 지원을 한다든지, UAE가 공격을 당했을 때 우리가 군사적으로 도움을 준다든지, 파병을 한다, 안전보장을 한다, 상호방위를 한다, 군사동맹을 한다, 이런 것들 중 만약 하나라도 우리와 UAE와 약속한 바가 있다면... 이것은 헌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 장관은 MOU와 파병 간의 연관관계를 부정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파병 결정) 과정에서 헌법을 위배하거나 거짓말을 하면 정권의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다음 정권에 가면 다 드러나는 일”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침묵.부인하던 여권, 기류 변화 조짐 ..."협정 존재하는 듯"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과 관련한 청와대의 공식입장은 '아크부대 파병 장병 위문'과 '양국간 우호 증진'이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조차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방·국익 관련 정보 접근성이 뛰어난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맺은 군수지원협정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대국이 타국과 분쟁에 돌입했을 경우 우리가 물자만 지원하는 것이면 그나마 낫겠지만 전투병까지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문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협정이 체결된 시기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지, 이명박 정부 때인지는 특정하지는 못했다.

그런가하면 핵심 당직을 거친 한 중진 의원은 "체결은 박근혜 정부에서 된 것 같다"며 "UAE가 문재인 정부에도 이행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 사정에 밝은 민주당 보좌관도 "군수지원협정의 문제점을 인식한 청와대가 임 실장 특사 방문을 통해 이 문제를 조율하려 하지 않았겠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가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사안이 예사롭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일 신년하례회에서 한 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원전 수출때 이면합의는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국방 분야 협력 관련한 비공개 합의가 있던 것 아니냐는 데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 UAE 군수지원협정이 있다손 치더라도 원문이 공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상대국UAE가 있기 때문이다. 신뢰를 중시하는 중동 국가인 UAE의 의사에 반해 협정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될 경우 원전 건설의 미래를 담보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여권으로서도 딜레마일 수 밖에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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