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엄마랑 동생은 내가 챙길게" 순직 소방관 배웅 눈물의 영결식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어린 가장이 된 아들의 약속·동생의 오열에 영결식장 눈물바다
소방 동료들 "당신들의 몫까지 짊어지고 국민의 안전 지킬 것"

14일 오전 두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거행된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 영결식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는 운구 행렬을 보며 동료 소방관이 오열하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한아름 기자14일 오전 두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거행된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 영결식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는 운구 행렬을 보며 동료 소방관이 오열하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한아름 기자
전남 완도에서 냉동창고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두 소방대원의 영결식장은 유족과 남겨진 동료들의 오열로 눈물바다가 됐다.

14일 오전 9시 두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거행된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 영결식장 안으로 운구 행렬이 이어지자 적막함이 감돌던 영결식장은 이내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해 터져 나온 통곡 소리는 영결식장을 가득 메웠고, 운구차가 멈춰 선 뒤에도 얼마간 다음 식순으로 이어지지 못할 만큼 장내는 슬픔에 잠겼다.

"멋진 가장 될게"…아버지를 배웅하는 어린 아들

고(故) 박승원 소방경의 첫째 아들이 헌화하고 있다. 한아름 기자고(故) 박승원 소방경의 첫째 아들이 헌화하고 있다. 한아름 기자
고(故) 박승원 소방경의 첫째 아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마지막 편지를 전했다.

아들은 "나랑 당구도 쳐주고 함께 놀아주던 아빠는 나의 영웅이자 정말 멋진 남자였다"고 아버지인 박 소방경을 추억했다.

이어 "엄마랑 동생들은 내가 잘 챙길게, 아빠가 말한대로 멋진 가장이 될게"라며 상주로서의 굳건한 다짐을 전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와 여동생의 편지를 아들이 대신 읽어 내려갈 때, 식장 곳곳에서는 손수건을 꺼내 드는 이들이 늘었다.

박 소방경의 딸은 편지에서 "아빠는 항상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딸바보였는데, 아빠 이제 나 못 봐서 어떡해?"라고 물으며 먼저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박 소방경의 아내 역시 "꽃보다 예쁘게 웃고 있는 당신을 이런 하얀 국화 꽃 속에서 보게 될 줄 몰랐다"며 영정 속 남편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박 소방경의 아들이 어머니를, 둘째 딸이 막내 동생을 서로 다독이며 위로하는 모습에 동료 소방관들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남동생 "성인 되고 10년, 술 한 잔 함께 못한 게 한"

영결식이 진행되는 중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 한아름 기자영결식이 진행되는 중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 한아름 기자
고(故) 노태영 소방교의 남동생은 추도사를 통해 형을 향한 미안함과 후회를 쏟아냈다.

그는 "형을 이 자리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성인이 되고 10년이 지난 세월 동안 형하고 단둘이 술 한 잔 안 마셔본 게 제일 후회가 된다"고 고백했다.

이어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화마가 없는 시원한 곳에서 천천히 술 한 잔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말로 형을 배웅했다.

노 소방교의 어머니는 영결식 내내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오열했다. 헌화 중에는 하얀 국화를 든 손으로 아들의 영정 사진 쪽을 여러 번 두드리다 쓰러질 듯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에 동료 소방관들도 고개를 떨궜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눈물로 새긴 마지막 경례

동료 소방관들의 추모사 역시 눈물과 함께였다.

박 소방경의 동료 완도소방서 임동현 소방장은 추모사를 읽기 전 한참 눈물을 닦아낸 뒤 거수경례를 올렸다.

임 소방장은 "며칠 전까지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며 서로 믿고 의지했던 동료를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그는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자리에서 당신의 몫까지 짊어지고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소방교의 동료 해남소방서 임준혁 소방사는 2022년 임용 동기이자 같은 팀에서 동고동락했던 노 소방교와의 추억을 반추하다 끝내 오열했다.

그는 이어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지를 고민하며 수줍게 웃던 형의 행복이 왜 한순간에 멈춰야 하는지 세상이 원망스럽다"며 "우리 가슴속에 '소방관 노태영'의 이름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공식 영결식이 끝나고 이어진 개별 헌화 시간은 그야말로 통곡의 장이 됐다. 제복을 입은 동료들은 차례로 영정 사진 앞에서 "미안하다 승원아",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외치며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한 동료는 "우리 승원이 어쩌냐"며 동료의 이름을 부르짖다 자리에 주저앉기도 했다.

도민의 안전을 위해 가장 뜨거운 곳으로 향했던 두 영웅은 그렇게 가족과 동료들의 눈물 섞인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길을 떠났다.

14일 오전 두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거행된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 영결식이 끝난 후 동료 소방관이 두 순직 소방관의 영정사진 앞에서 향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아름 기자14일 오전 두 순직 소방관의 영결식이 거행된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 영결식이 끝난 후 동료 소방관이 두 순직 소방관의 영정사진 앞에서 향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한아름 기자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