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리무진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을 안내하고 있는 김해공항 홈페이지 캡쳐
부산시가 포화상태에 놓인 김해공항 주차난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공항리무진버스에서 일부 교통카드의 사용이 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가족과 함께 김해공항을 통해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에 내려온 김모(43)씨는 공항리무진버스에 올랐다가 불쾌한 경험을 겪어야 했다.
3시간 전 김포공항 리무진버스에서 멀쩡히 사용했던 가족들의 교통카드가 김해공항 리무진버스 단말기에서는 하나같이 결제가 되지 않은 것이다. 마침 김씨 가족은 현금까지 없어 무거운 짐을 가지고 버스에서 다시 내려야 했다.
김씨는 "1인당 7천원 하는 요금을 4인 가족이 한꺼번에 현금으로 계산하려면 2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현금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아 부랴부랴 공항 ATM기를 찾아 현금을 인출한 뒤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괜히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왔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김해공항 리무진버스에서 일부 충전식 선불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티머니카드는 아예 결제되지 않고, 하나로‧마이비 카드는 지난해부터 겨우 사용이 가능해졌다.
그나마 신용카드사와 제휴된 후불교통카드는 이용이 가능하지만,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현금이 없는 경우 사실상 김해공항 리무진버스 이용에 제약이 따르는 실정이다.
현재 공항리무진버스는 부산시 관리하에 태영공항리무진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태영공항리무진은 2008년부터 10년째 리무진버스를 운영해오면서, 지난해 초반까지 충전식 교통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시에 그동안 교통카드 사용 불편에 대한 수많은 민원이 접수됐다.
태영공항리무진 관계자는 "선불식 교통카드사와의 수수료 문제와 결제 단말기 시스템 설치 비용 때문에 도입이 늦춰졌다"며 "지난해부터 일부 선불식 교통카드의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티머니교통카드사는 수수료율이 너무 높아 당장 제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관리 책임기관인 부산시 담당자는 "업체에 교통카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사실상 없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교통카드 사용 불편에 대한 민원이 많이 접수돼 업체 측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해공항 주차난 해결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 홍보에 열을 올리는 부산시가 정작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간과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