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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깨져도 눌러주면 붙는다?…日 자가복원 유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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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이 접착제 만들다 우연히 발견…상온에서 30초간 꾹 눌러주면 복원

 

NOCUTBIZ

# 잠에서 깬 회사원 강주찬 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불과 며칠 전에 구입한 최신형 스마트폰의 유리가 깨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더듬자 어제 벌어진 연말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휴대폰을 몇 번 떨어뜨린 것이 기억이 났다. 액정 교체 비용만 수십만원이다. 아차!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강씨는 휴대폰의 깨진 유리를 가볍게 꾹 눌러준 뒤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1시간 정도 흘러 회사에 도착한 강씨가 휴대폰을 확인하자 놀랍게도 깨진 유리는 50% 가량 복원됐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회사 주변 맛집을 검색하기 위해 휴대폰을 든 강씨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깨진 유리가 완벽하게 복원됐기 때문이다.

꿈같은 일이 아니다. 앞으로는 깨진 휴대폰 유리가 자가복원되는 모습을 실제 보게 될 전망이다.

일본 도쿄대학의 타쿠도 아이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폴리에테르 티오우레아 (polyether-thioureas)'라는 저중량의 고분자 중합체(폴리머)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맞춤형 비공유 교차 결합을 통해 기계적으로 견고하고 쉽게 고칠 수 있는 폴리머(Mechanically robust, readily repairable polymers via tailored noncovalent cross-linking)'라는 제목으로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 소재는 사실 실험 중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의 대학원생인 유 유나기사와(Yu Yanagisawa)씨는 새로운 접착제를 만들던 중 특이한 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의 표면에 균열이 발생한 뒤 약 21도의 실온에서 30초 정도 누르자 균열이 사라진 것이다. 추가 실험에서 몇시간 동안 놓아두었더니 원래의 강도로 다시 돌아갔다.

자가복원 기술의 발견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고무나 플라스틱, 콘크리트 자가복원 소재가 개발됐고,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지난 4월 원래 크기에서 최대 50배까지 늘어나며 균열도 하루만에 복원되는 고분자 물질을 개발해 미국화학학회지(ACSJ)에 게재한 바 있다. 앞서 LG전자는 2015년 출시한 G플렉스2(G Flex 2) 플렉서블 스마트폰 후면 작은 스크래치를 15~20분만에 자가복원하는 소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초 모토로라가 일정한 온도로 가열시 깨진 유리가 스스로 복원되는 디스플레이용 '쉐이프 메모리 폴리머(shape memory polymer)'에 관한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하지만 도쿄대학 연구팀의 '폴리에테르 티오우레아'라는 폴리머는 상온에서 자가복원되는 최초의 소재다. 특별한 수소 결합 패턴 덕분에 폴리머는 복원이 불가능했던 유리와 달리 이용해 단단하고 견고하면서도 자가복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50%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스크린이 깨진 경험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모토로라)

 

연구팀은 "기계적 견고성과 치유력이 높다는 것은 상호 배타적인 경향이 있다"며 "일부 자가복원 가능한 소재는 12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해야 복원되지만 새로운 폴리머 유리는 기계적으로 매우 견고하면서도 상온에서 파쇄된 표면에 압력을 가해 쉽게 수리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초로 이를 개발한 야나기사와 씨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이 결과를 믿을 수 없어 여러차례 실험을 했다"며 "유리가 부서지면 쉽게 버려지는 대신 자가복원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는 새로운 환경 친화적인 소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토로라가 과거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50%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스마트폰 스크린이 깨진 경험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손에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거나(50%) 주머니에서 떨어졌고(32%), 일어서다 무릎에 놓은 휴대폰이 떨어진 경우(27%)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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