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행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던 미숙아 4명 중 3명이 세균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병원의 관리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3명의 혈액배양검사에서 '그람음성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람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질환자나 신생아에게 폐렴과 요로 감염 등의 2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살모넬라균과 이질균 페스트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숨진 신생아 4명 중 2명이 괴사성장염이 의심돼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며 역시 그람음성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만 그람음성균에 포함하는 균종이 발견됐지만 정확한 세균의 종류는 20일 이후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람음성균이 신생아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생아 4명이 16일 오후 9시 32분부터 10시53분까지 81분 새 숨졌고 이들 가운데 3명이 그람음성균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병원의 총체적 관리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특히 사망한 3명에 대해 사망 전에 채취한 혈액배양검사에서 항생제 내성이 의심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가 검출됐다는 중간 결과도 발표했다.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정상 성인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지만 드물게 면역저하자에서 병원감염의 원인균으로서 호흡기, 비뇨기, 혈액 등에 감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와함께 12명의 전원 및 퇴원 환아에 대한 검사 실시와 신생아 중환자실 출입 의료진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감염경로 및 감염원 추정을 위한 역학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 이들에 대한 의료기관 등의 검사 결과를 정밀 분석 중이며 4명에게서 로타바이러스가 확인돼 검체를 채취하여 확인검사를 실시 중에 있다.
유족들은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며 의료진 과실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숨진 신생아 4명이 사망 1~2시간 전 산소포화도 저하,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9월에는 생후 5개월 된 아기에게 투여하던 수액 통에서 날벌레가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 7월에는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결핵에 걸린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처럼 해마다 의료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보건당국의 원인규명과 관계없이 이대목동병원의 관리부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다만 "이번에 확인된 감염과 신생아 사망과 직접적 관련성을 단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정확한 사망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와 질병관리본부의 추가적인 역학조사 등을 통하여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