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시어선을 들이받아 15명을 숨지게 한 급유선 명진15호(336t급)가 지난 4월에도 중국 선적의 화물선과 충돌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명진15호는 지난 4월 8일 새벽 3시 15분쯤 인천 북항 GS물류센터에서 유류 등 화물 275t을 싣고 평택항으로 출항했다.
명진15호는 8노트(시속 14㎞)의 속도로 남쪽으로 운항하던 중 새벽 3시 40분쯤 인천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우현(우측)에 어선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조타실에는 일등 항해사 김모(62)씨와 이번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 사고를 낸 선장 전모(37)씨가 있었다. 조타기는 김씨가 잡고 전씨는 조타 지시를 했다.
하지만 명진15호는 인천VTS의 연락을 받고나서 5분쯤 지나 인천 남항 입구 인근 해상에서 입항 중인 중국 선적의 화물선 ‘천주(TIAN ZHU) 1호’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천주 1호는 좌현 중앙부분에 가로 2m, 세로 1m의 크기로 찌그러졌고, 명진15호의 선수 중앙이 가로 1m, 세로 0.5m의 크기로 찌그러졌다.
당시 사고는 명진15호가 어선을 피하기 위해 좌측으로 뱃머리를 돌렸다가 마주오던 화물선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해경 조사에서 “100~200m 떨어진 어선을 발견하고 좌현으로 변침하다가 천주1호의 좌현 중앙 부분과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해경은 당시 사고와 관련해서는 전씨나 김씨를 입건하지 않았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두 선박 모두 파공이 없이 찌그러진데다 선박운항에 지장을 주거나 물이 들어오는 상황도 아니어서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명사고나 파공 발생, 침몰, 전복사고, 해양오염사고가 아닌 경우는 입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