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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득점 흙수저' 점수 깎고 '무자격 금수저' 뻥튀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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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비리 '천태만상'…2234건 적발해 44건 수사의뢰

 

NOCUTBIZ
정부가 공공기관을 상대로 벌인 채용비리 전수조사에서 2천건 넘는 사례를 적발, 143건은 징계 등 문책조치하고 23건은 수사를 의뢰했다. 채용비리신고센터에도 290건의 제보가 접수돼 이 가운데 21건이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범정부 합동으로 발족한 '채용비리 특별대책본부'는 지난달말까지 275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진행한 전수조사 중간결과를 8일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를 받았거나 이미 자체감사를 실시한 55개 기관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본부장을 맡은 기획재정부 김용진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부처별 전수조사 결과 2234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며 "이가운데 부정지시나 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 사례도 다수 발견돼 143건은 문책, 23건은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발된 사례를 보면 △부적절한 위원 구성 527건 △규정 미비 446건 △모집공고 위반 227건 △부당한 평가기준 190건 △선발인원 변경 138건 등이었다.

 

일부 기관장들의 경우 공개경쟁 없이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자를 특별채용한 뒤 계약 만료 직전 상위직급으로 격상해 재임용하거나, 지인 자녀의 이력서를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하면서 채용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에 있는 지인에게 "채용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내 응시하게 한 뒤 채용한 경우도 있었다.

외부 전문가 없이 내부위원만으로 인사위원회와 심사위원을 꾸려 서류·면접을 진행하거나, 내부 상급자를 심사위원에 포함해 특정인을 채용한 사례도 허다했다.

특히 일부 기관장은 면접위원 5명중 3명을 자신이 활동하는 사모임 회원으로 구성한 뒤, 같은 모임 회원을 별도 심의절차 없이 채용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기관에선 면접위원이 아닌 사람이 임의로 면접장에 입실해 면접대상자 2명중 1명에게만 질의하고, 질의를 받은 자가 최종 합격한 사례도 적발됐다.

또다른 기관에선 응시자 부모의 성명과 직업, 근무처가 적힌 응시원서를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내부 고위급 직원 자녀에게 높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한 사례도 드러났다.

우대사항 가점 등 전형과정의 점수를 모호하게 주거나 고의로 조작하는가 하면, 채용 과정 도중에 배점을 변경하거나 신설한 경우도 발견됐다.

 

심지어 2~5배수로 선정하기로 했던 서류전형 합격자를 임의로 30배수로 조정했다가, 이마저도 모자랐던지 45배수로 확대해 특정인을 서류전형 합격자로 끼워넣은 뒤 해당 응시자 한 명만 채용한 경우도 있었다.

채용업무 담당자가 특정 응시자들을 선발하려 임의로 경력 점수를 조작하거나, 고득점이 예상되는 다른 응시자들의 경력 점수를 하향 조정한 사례까지 드러났다. 경력이나 전공 분야가 응시 요건에 미달하는데도 합격 처리한 경우는 부지기수였다.

이러다보니 가점 대상자에게 가점을 주지 않아 불합격 처리되거나, 지역 유력인사의 자녀가 채용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모집공고 기간을 어기거나 채용 인원과 절차 등을 두루뭉수리하게 공시하는 경우,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하지 않고 협회 홈페이지에만 내붙인 곳도 있었다.

당국은 합동 심층조사를 벌여 이번에 적발된 사례들을 정밀분석하는 한편, 지방 공공기관 824곳과 기타 유관단체 272곳에 대한 점검도 이달말까지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이달말 제도개선 과제를 마련하고 채용비리신고센터는 상설화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비리와 특혜로 채용된 일명 '금수저들', 또 억울하게 탈락한 '흙수저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부 후속대책에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일단 김 차관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문제는 공정사회와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며 "뿌리를 뽑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임해달라"고 각 부처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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