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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두근두근하면서 김민섭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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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10만원 왕복 티켓, 또 다른 김민섭에게 양도한 김민섭 작가

- 첫 해외여행 위해 산 10만원 티켓, 사정 때문에 동명이인에 양도
- 숙박비, 버스 이용권, 휴대용 와이파이까지 제공하겠다는 연대 이뤄져
-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연대, 김민섭 씨가 잊지 않았으면"
- "평범한 청년 김민섭 씨가 잘 되는 게 우리 모두가 잘 된다는 증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4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민섭 작가



◇ 정관용> 혹시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라고 들어보셨나요? SNS 활발히 하시는 분들은 아, 하고 아실 것 같은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 사회=""> 이런 책을 쓴 작가 김민섭 씨, 저희 프로그램에 몇 번 인터뷰하신 바도 있죠. 일본 가려고 싼 비행기 표를 샀는데 못 가게 된 모양이에요.

그래서 자기랑 이름이 똑같은 대한민국 남성에게 그 비행기 표를 주겠다, 이 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직접 '김민섭 후원 스토리 펀딩'으로까지 이어졌다는데요. 그 사연 한번 들어봅니다. 김민섭 씨, 안녕하세요.

◆ 김민섭> 네, 안녕하세요? 김민섭입니다.

◇ 정관용> 어디, 일본 후쿠오카요?

◆ 김민섭> 네. 제가 사실 해외여행을 아직 가본 적이 없어서 땡처리 티켓이라는 게 왕복 10만 원에 올라왔더라고요. 그래서 큰마음을 먹고 왕복 항공권을 끊었죠.

◇ 정관용> 그런데 못 가게 되셨어요?

◆ 김민섭> 그런데 이제 그 주에 제 아이의 수술이 잡혀서 그래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해서.

◇ 정관용> 그러면 그냥 환불하면 되지 뭘 누구를 찾아서 준다고 그래요?

◆ 김민섭> 그게 제가 취소를 하려고 보니까 그 10만 원 주고 산 티켓의 취소 수수료가 8만 원이 넘더라고요. 제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2만 원도 채 안 되는데 그 돈을 돌려받느니 차라리 양도를 하자 하고 절차를 물어보니까 여행사에서는 여권에 있는 영문 이름이 똑같은 대한민국 남성을 데려오면 양도해 줄 수 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민섭>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정관용> 우선 일본 후쿠오카 비행기 값인데 5만 원이면 사실 부산 KTX 정도 밖에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김민섭> 왕복 티켓은 10만 원 정도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10만 원이라면. 그러면 다시 말해서 워낙 싼 ‘땡 처리’ 티켓이기 때문에 환불 수수료 8만 원씩이나 떼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 갖지 않으신다, 이건가요?

김민섭 작가. (사진=김민섭 작가 페이스북 캡처)

 

◆ 김민섭> 글쎄, 제도가 그렇다면 그럴 수 없지만 제가 그게 거의 매진된 티켓을 산 거고 예약을 걸어놓은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예약을 취소하면 항공사와 여행사는 그만큼의 돈을 수수료로 가져가고 또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채워넣을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좀 부당하다라고 생각은 했죠.

◇ 정관용> 그래도 10만 원짜리면 너무 쌌던 거 아닌가요?

◆ 김민섭> 저도 무척 싸다고 생각하는데.

◇ 정관용> 아무튼 그래서 이 항공권 약관 그 제도에 대한 도전의 측면으로 하신 거예요, 그건 아닌 거죠?

◆ 김민섭> 그냥 2만 원 돌려받는 게 뭔가 좀 얄밉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그러면 나랑 이름이 같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김민섭 씨에게 이걸 주자, 좋은 일이 되겠다. 그 정도로 딱 시작했어요.

◇ 정관용> 이번에 이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많은 분들이 새롭게 알았을 것 같아요. 여권 영문명이 같은 대한민국 남성, 여성이라면 대한민국의 여권 영문명만 같으면 표를 양도할 수 있다?

◆ 김민섭> 이게 여권 번호는 출발 3일 전까지 이제 변경이 가능한데 이름은 한 번 등록하면 변경이 안 된대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 정관용> 그게 모든 항공사가 다 그래요, 아니면 저가항공사만 그래요?

◆ 김민섭>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용한 건 제주항공과 하나투어였는데요. 싼 값에 티켓을 살 수 있게 해 줘서 정말 고맙고 이런 제도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 정관용> 그래서 영문명 김민섭까지 똑같이 쓰는 남자 찾습니다, 올리셨더니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지금?

◆ 김민섭> 제가 사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거든요. 그런데 이제 반응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글에 공감도 누르고 댓글도 달고 공유를 하면서 정말 이런 게 되는 거야 하면서 즐거워하시더라고요. 다들 두근두근하면서 김민섭을 찾았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결국 찾았어요?

◆ 김민섭> 3일 걸렸어요. 그 조건을 다 갖춘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이제 김민섭들이 오더라도 저는 섭을 SEOP로 쓰거든요. 그런데 SEOB로 쓰거나 SUB로 쓰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그게 아니면 이게 평일에 가는 거였거든요. 나는 회사에 가야 하는데 휴가를 낼 수 없어, 이런 식으로 안 됐는데 3일 만에 93년생 김민섭 씨가 나타났습니다.

◇ 정관용> 젊은 청년이네요.

◆ 김민섭> 저랑은 딱 10살 차이가 나는데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그리고 졸업전시를 앞두고 휴학하면서 여행을 다 포기하고 있었다고 해요. 취업 문제나 그런 것들로. 그래서 정말 김민섭이라는 흔한 이름만큼이나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구나.

◇ 정관용> 그래서 그 10살 아래 똑같은 김민섭 씨한테 비행기 표를 주게 된 거고 그뿐 아니라 그 10살 아래 김민섭 씨한테 뭘 준다는 사람들이 막 나타났다면서요.

◆ 김민섭> 저도 깜짝 놀랐는데 참 착한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다정한 분들이.

그러니까 어떤 분들은 김민섭 씨 숙박비는 내가 부담하겠다 이러고 숙박비보다 더 많은 돈을 보내주겠다고도 하셨고 또 어떤 분은 내가 후쿠오카에 가려고 버스 이용권을 사놨는데 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 이건 너에게 보내줄게 공짜 교통비를 보내주시고 또 어떤 분은 내가 휴대용 와이파이를 내가 제공해 줄게 이러고 그걸 또 대여해 주신다고도 하고, 정말.

◇ 정관용> 그 10살 동생 김민섭 씨는 정말 '땡 잡은' 거네요.(웃음)

◆ 김민섭> 글쎄요.

◇ 정관용>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뭘 느끼셨는지 한 말씀만.

◆ 김민섭> 사실 별 거 아닌, 항공사가 얄밉다, 이런 느낌으로 살짝 시작한 건데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는 그런 따뜻한 일이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93년생 김민섭 씨 있잖아요. 그분이 정말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이거든요. 그러니까 평범하지만 치열하게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이었고. 그래서 김민섭 씨가 잘 되는 게 우리 모두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김민섭 씨가 잘되면 좋겠고 모든 김민섭 씨가 잘 되면 좋겠다, 연대가 이처럼 일어난 것을 93년의 김민섭 씨가 잊지 않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따뜻한 연대라는 표현 쓰셨는데 어쨌든 참 재미있는 스토리 만들어주셔서 김민섭 작가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섭> 고맙습니다.

◇ 정관용> 작가 김민섭 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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