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 부모님이 보내온 편지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양의 엄마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두 엄마는 지난달 30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은화, 다윤 엄마는 편지에서 지난달 17일 세월호 선체 객실 구역에서 나온 유골을 해양수산부가 발견하고도 미수습자 추가 수색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합동 추모식 이후로 보고를 미뤘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제공)
두 엄마는 "은화, 다윤이를 보낸 엄마들이 이별식 후에 (유골이) 나오면 언론에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왜냐하면 (시신을) 찾은 가족에게는 다행이지만 아직 못 찾은 가족에겐 고통과 찾은 게 부러움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 "아직 못 찾은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 찾은 가족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 유골은폐, 적폐로 낙인찍힌다면, 은화, 다윤이 엄마는 평생 현장 책임자 가족에게 마음의 짐을 지고 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장례절차를 모두 마친 뒤 신원확인이 되면 사후에 공개하자고 자신들이 제안한 것이 또다른 적폐로 둔갑한 게 견디기 힘들다는 심정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철조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장과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단장에 대한 '선처'도 부탁했다.
두 엄마는 "이철조 단장님과 김현태 부단장님이 이 사실을 숨기고자 했으면 장례를 치르고 장관님과 가족들, 선체조사위원장님께 알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픔 속에 장례를 치르는 가족, 찾았지만 다 못찾고, 찾은 것이 있다해도 못찾은 가족들을 배려한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또 "현장 책임자로서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사람을 중요시 여기시는 대통령님의 배려로 현장에서 수고한 부분이 반영되길 바란다"며 "은화, 다윤 가족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또다른 가족이라 생각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준 고마운 분이 유골은폐, 적폐는 절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은화, 다윤 엄마는 목포 신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마음에 짐 없이 데려오고 싶다"며 "(시신을) 못 찾은 가족들도 (유골 늑장보고가) 고의적이지 않고 악의가 없다고 이야기 했다. 현장에서는 나온 분들(이미 수습된 분들) 중에 한 분으로 생각하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두 엄마는 또 "'미수습자 수습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다'(2017.3.10)라고 써주신 글귀를 지금도 가지고 다닌다"며 "현장 책임자인 이철조 단장님, 김현태 부단장님이 잘 마무리 되어서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세월호 가족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머리숙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이날 중 답장을 작성해 두 엄마들에게 회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