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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력완성 선언 이어 '핵보유국 인정' 대화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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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15형 발사 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됐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29일 오후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뒤 대화 공세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러시아 의원들를 통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에 이어 핵보유국 인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화성 15형을 시험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것은 실제 완성 여부와는 별개로 정치적 선언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과학기술적 의미보다는 핵무력 완성을 대내외에 선언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한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 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는 발언을 실현한 의미가 있고, 대외적으로는 핵무력 완성 선언을 통해 국면 전환을 모색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화성 15형 발사 이후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러시아 하원 의원들을 통해 밝힌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화성 15형을 발사한 다음날 북한을 방문 중인 러시아 하원 대표단을 만나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대표단의 비탈리 파쉰 하원 의원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으며 그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만 협상에 나가겠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북한은 이번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로 미국에 협상 신호를 보낸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러시아 방문단의 전언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영남 위원장의 발언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핵보유국인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담판을 하겠다,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핵보유국 지위를 위해 기술적인 발전을 해온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는 미국이 인정하든 아니든 간에 국면 전환을 이끌기 위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 비핵화를 요구하며 더 강한 제재와 압박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이 이런 협상 구도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핵보유국 인정'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런 대화 공세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울러 북한이 대화 공세를 하는 동안은 도발을 재개하기보다 관망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일부 이유진 부대변인은 지난 1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급격한 상황변화나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당분간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동계로 접어드는 계절적 요인도 이러한 북측의 고려사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미국의 대응에 따라서 북한은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등 과학기술적 완성 여부를 떠나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은 미국과 대화를 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고 따라서 공은 미국에 넘어가 있다. 미국이 이런 국면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또 제재를 한다면 북한은 한 두 차례 더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북한이 추후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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