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는 차입이나 저축 또는 투자 등에 관한 의사 결정에 있어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전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3% 정도의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도 도시가스 요금 인하, 대규모 할인행사 등 일회성 요인 때문에 1%대 중반 수준을 보이지만 경기가 회복함에 따라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여건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으로 그대로 유지할 경우 가계부채 누증과 같은 금융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전반적인 금융 상황은 완화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상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일부 주요국에서도 경기 회복에 맞춰 통화정책 방향의 전환이 예상되는 등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완화 기조의 축소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여건 변화를 예상해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 회복세가 견실해질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며 "그동안 저금리에 익숙해진 경제주체들의 행태에 어느 정도 변화가 있어야 함을 미리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는 차입이나 저축 또는 투자 등에 관한 의사 결정에 있어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