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현지 법원에 출두한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씨와 정모씨 부부. (사진=자료사진)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 피의자의 아내가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3부(박세현 부장검사)는 존속살인·살인 등 혐의로 정모(32·여)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씨는 남편 김모(35)씨가 지난달 21일 자신의 어머니(55)와 이부(異父) 동생(14), 계부(57) 등 3명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달 20일 강원도 횡성의 한 콘도에 함께 투숙하면서 김씨로부터 일가족 살해 계획을 처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과 검찰은 통신수사를 통해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 등의 대화 내용을 비롯해 부부가 범행을 사전에 공모한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하지만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숨진) 시부모가 재산 상속 문제로 내 딸들을 납치하고 해친다고 남편이 그랬다"며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지만 남편과 범행을 공모한 것은 아니고 남편이 범행하는 것을 알고만 있었다"며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뉴질랜드 현지에서 과거 절도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씨의 송환이 이뤄지는대로 부부에게 존속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도살인은 최고 사형 또는 무기징역, 존속살인은 7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김씨는 범행 당일 어머니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인출한 뒤 이틀 뒤 두 자녀와 정씨를 데리고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출국 전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들러 410만원 상당의 명폼을 구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씨는 김씨가 뉴질랜드에서 절도 혐의로 체포돼 구속되자 이달 1일 두 자녀와 함께 자진 귀국해 구속됐다.
법무부는 김씨 송환을 위해 뉴질랜드 당국에 김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