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용카드 직원 김모(33)씨는 동기들과 점심을 먹고 더치페이로 계산하기로 했다. 계산은 카카오페이를 이용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열고 돈을 보낼 사람만 클릭해 액수를 적으면, 연계된 계좌에서 바로 돈이 송금된다. 김씨는 "카드를 쓸 수도 있지만 더치페이를 할 경우 카카오페이만큼 편한 게 없다. 동기들끼리 밥먹고나선 거의 매일 이용한다"고 말했다.#2. 신입사원인 이모(27.여)씨는 최근 선배 결혼식에 갈 수 없게 되자, 동료에게 축의금을 부탁했다.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를 통해 바로 돈을 보냈다. 토스를 이용하면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묻지 않아도 전화번호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다. 이씨는 "앱을 처음 설치할 때 은행계좌만 연동해 놓으면 공인인증서 확인이나 보안카드 번호 입력 없이 비밀번호 등으로 금방 송금할 수 있어 경조사 부탁할 때는 항상 토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2030세대의 송금·결제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금은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고 카드를 이용하거나, 한발 더 나아가 휴대전화만 있으면 사용 가능한 '페이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며 이용액은 분기마다 역대 최고치를 갱신 중이다.
◇ 간편결제·송금 시장 폭발적 증가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187만건, 567억원에 달했다. 유통·제조업 기반 업체가 증가세를 주도한 가운데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용건수와 이용금액이 각각 전분기 대비 40.4%, 26.9% 늘어났다.
간편송금 이용건수는 59만건, 이용금액은 276원에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88.3%, 56.6%가 증가하며 폭발적 성장을 보여줬다. 놀라운 건 이러한 실적 대부분을 금융사가 아닌 '전자금융업자'가 주도한 점이다. 금융사란 은행과 카드사, 전자금융업자란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와 같은 송금 플랫폼을 말한다.
간편결제와 송금 서비스를 모두 실시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고객 분석을 보면, 카카오페이의 간편결제 주 고객층은 20대 여성이 가장 많고 20대 남성, 30대 여성, 30대 남성 순으로 2030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저녁 시간인 오후 8시~10시 사이 가장 높은 이용율을 보이고 있다. 해당 시간의 배달 서비스와 쇼핑몰 가맹점 등에서 활발하게 결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실제 주 사용처도 인터파크, 배달의 민족 등이다.
송금 서비스 시장에서도 2030세대가 압도적인 사용률을 보인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30대 초반에게 큰 인기를 보이는데 점심시간인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가장 높은 이용율을 기록했다. 동료들과 더치페이를 한 뒤 각각 송금하는데 특장점이 있는 것이다. 송금액은 지난 7월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 월별 송금액은 7월 980억, 8월 2300억, 9월 3200억, 10월 3600억으로 집계됐다.
◇ 간편결제업계, 2030 위주로 실생활 결제 수단 확대 전망업계는 이미 2030세대가 모바일을 통한 결제·송금을 활발히 이용 중인 고객층인만큼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 외에도 각종 공과금 납부, 자동차 구매 등 실생활에 더욱 폭넓게 사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를 주로 하고 있는 삼성페이 이외에도 온라인 결제 위주로 하고 있는 사업자들도 향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결제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의 경우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가 신용카드 사용을 압도하는 등 '현금없는 사회'를 현실화하고 있다.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은 카카오페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QR/바코드가 모두 지원되는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출시해 오프라인에서도 카카오페이를 이용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와 송금 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는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알리페이와 연동을 통해 한-중간 크로스보더 결제·송금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카카오페이뿐 아니라 여러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사용처를 확대해 나가면서 전체 모바일 결제·송금 시장도 더욱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는 달리 카드시장이 정착돼 간편결제 시장이 초창기 수준이지만 그 증가 속도가 상당히 가파르다"면서 "특히 젊은층 위주로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업계도 빠르게 모바일 중심의 결제 수단 이용을 늘리고 있다. 한국도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