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이기구 타던 아이, 부딪쳐 코피
- 피 철철 나는데 자리에 담당자 없어
- 소형 놀이공원, 전문성 없는 근무자 다수
- 점검기간 단축하고 전문 운영요원 갖춰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월미도 놀이기구 이용자 (익명), 박종국 (시민안전센터 대표)
인천 월미도를 놀러가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바이킹, 대관람차, 디스코팡팡 이런 놀이기구들을 놓고 영업하는 놀이공원들이 군데군데 조성이 돼 있습니다. 전체 놀이기구 수를 합하면 40여 개가 넘는데요. 그런데 지난 주말 '크레이지 크라운'이라는 놀이기구를 타던 20대 남녀 두 명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서 치료를 받았는데 문제는 월미도 놀이기구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죠. 지난 2015년에는 바이킹을 운행하던 중에 안전바가 풀리는 사고가 발생했고요. 올 9월에도 놀이기구를 찾았다가 아찔한 사고를 경험했던 분이 계십니다. 그분을 먼저 연결해 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을 합니다. 어머님, 나와 계세요?
◆ 이용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올 9월에 누구누구와 함께 가신 거예요?
◆ 이용자> 저희 부부하고 오빠네 부부 해서 어른 넷에 아이 셋이요.
◇ 김현정> 거기 가서 어떤 기구를 타다가 어떤 피해를 입으신 거예요?
◆ 이용자> 회전동물이라고 해서 컵 안에 빙글빙글 도는 놀이기구인데 아이들이 그 안에서 놀다가 머리하고 코를 부딪쳐서 코피가 심하게 난 상황이었어요.
◇ 김현정> 회전컵을 타는 놀이기구? 그러면 이건 별로 다칠 이유가 없는 안전한 축에 드는 놀이기구 아닙니까?
◆ 이용자> 저도 항상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아이들이다 보니까 그렇게 사고가 나더라고요.
◇ 김현정> 그 회전컵을 탔어요. 한 컵 안에 몇 명이 탔습니까?
◆ 이용자> 저희 애는 3명이 탔거든요. 8살 둘이랑 6살 하나.
◇ 김현정> 그 안에서 핸들을 조작하는 건가요?
◆ 이용자> 핸들을 돌리면 빙글빙글 도는 거예요.
◇ 김현정> 어떻게 하다가 사고가 났어요?
◆ 이용자> 막 돌리다 보니까 돌아가니까 목이랑 몸이랑 같이 흔들릴 거 아니에요. 부딪힌 거죠.
◇ 김현정> 서로 부딪혔어요, 머리랑 코랑?
◆ 이용자> 네.
◇ 김현정> 그러면 코피가 났습니까?
◆ 이용자> 코피가 너무 심하게 나서 놀라서 일단은 기계를 멈춰달라고 했는데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사람한테 기계 좀 멈춰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담당자가 아니어서 멈춰줄 수가 없다.
◇ 김현정> 그러면 이 컵의 담당, 회전컵 담당자는 어디 간 거예요?
◆ 이용자> 다른 놀이기구를 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안전요원 한 사람이.
◆ 이용자> 서너 개를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서너 개를 한 번에 조작. 그러면 이쪽은 아이가 코피를 철철 흘리고 있고 빨리 멈춰야 되는데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 이용자> 찾았죠. 그 사람을. 그래서 와서 멈추기는 했어요. 그런데 애도 놀랐고 피도 많이 나고 하니까 저는 일단 애들 데리고 가서 수습을 하고 정리가 됐어요. 놀이공원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더라고요. 사고가 난지도 모르는 거예요.
◇ 김현정> 아니, 얼마 만에 그 요원은 찾으셨어요?
◆ 이용자> 옆에 있는 사람한테 물어보고 또 저희가 어디 있나 찾아보고 해서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는데 아무튼 상당히 지체가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운행요원이, 조작요원이 거기 붙어 있었으면 바로 멈출 수 있는 것을 어쨌든 다른 놀이기구로 찾아다니신 거예요. 불러오느냐고 시간이 걸렸고.
◆ 이용자> 당연히 저는 옆에 있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저희 기계는 공석이었어요. 아무도 없었어요.
◇ 김현정> 그 회전컵이 안전벨트나 이런 건 하나도 없었습니까?
◆ 이용자>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없었어요? 제가 알기로도 다른 놀이공원에도 회전컵은 안전벨트가 없는 경우는 많이 있어요. 그렇죠? 앞에 핸들을 잘 잡고 타게 되어 있는데 그러면 이 경우에는 혹시 아이들 부주의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었다고 보세요?
◆ 이용자> 보통 가면 1명씩 타라고 안내가 돼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냥 다들 태우니까 저희도 그냥 한 컵에 태우기는 했는데.
◇ 김현정> 그걸 제지하지 않았어요 아무도? 3명 태우는데?
◆ 이용자> 그렇죠.
◇ 김현정> 그럼 그 한 컵에 한 명 태워야 한다는 건 나중에 아셨군요.
◆ 이용자> 그렇죠. 나중에 알았죠. 키 제한이 있는 것도 그 기구만이 아니라 다른 것 키 제한이 있는 놀이기구도 있는데 그것도 단속을 안 하더라고요. 저희 아이가 조금 못 미치는데도 '그냥 타세요' 이런 식으로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그냥 태웠죠. 그런데 그렇게 위험할 줄은 몰랐죠.
◇ 김현정> 어떻게 아이가 코뼈 다치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 이용자> 계속 관찰했는데 그러지는 않았어요.
◇ 김현정> 천만다행입니다. 그 만하기를 천만다행입니다. 지금 그것보다 훨씬 심한 유사한 사례들이 또 발생했다는 거 아닙니까? 들으시면서 철렁철렁하셨겠어요.
◆ 이용자> 진짜 놀라죠. 또 누가 간다고 해도 말리고요. 제가 가까이 살아서 아이들이 가자고 조르는데도 못 가겠어요.
◇ 김현정> 겁나서.
◆ 이용자>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이들 지금은 괜찮죠?
◆ 이용자> 괜찮죠.
◇ 김현정> 다행입니다. 다행입니다.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뒤에 저희가 전문가하고 이 상황, 실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니까요. 어머니 끝까지 좀 들어주세요. 고맙습니다.
◆ 이용자> 네.
◇ 김현정> 같은 월미도에서 지.난 9월에 놀이기구 사고를 당한 분이세요. 부모 한 분을 연결해 봤습니다. 왜 이런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걸까요? 그리고 전국적으로 이런 영세한 놀이공원 실태는 어떨까요. 시민안전센터 박종국 대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박종국 대표님 나와계세요?
◆ 박종국> 안녕하세요.
◇ 김현정> 월미도 놀이공원처럼 많게는 수십 대, 적게는 서너 대. 놀이기구 놓고 영업하는 시설들 전국적으로는 몇 개나 될까요?
월미테마파크의 놀이시설인 크레이지크라운 (사진=홈페이지 캡처)
◆ 박종국> 경기도권만 해도 한 300여 대가 되고 전국적으로 합치면 수백여 곳에 이런 테마파크 형태로 많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허가제입니까, 신고제입니까, 이게?
◆ 박종국> 이게 허가제죠.
◇ 김현정> 허가제이기는 한가요? 허가를 맡아야지만 놀이기구를 운영할 수 있는 것 맞습니까?
◆ 박종국> 검사를 받아야 되니까요.
◇ 김현정> 그리고 정기적인 검사도 받고. 얼마마다 한 번씩 받습니까?
◆ 박종국> 2년마다 한 번씩 받도록 되어 있는데 그 후로 여러 가지 검사를 맞고 나서 여러 가지 편법운영들이 횡행하고 있죠.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검사를 받았는데.
◆ 박종국> 그러니까 흥미를 놓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호장치를 임의로 좀 해제해 가지고 한다거나 그리고 회전수를 높이기 위해서 또 그것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무리하게 회전수를 늘리다 보면 주요 구조부나 이런 것들이 마모율이 심각하죠.
◇ 김현정> 그러니까 검사를 맡을 때는 규격에 맞게 검사를 맡지만 그다음에는 더 스릴을 높이기 위해서 뭔가를 기계를 조정을 해버려요. 임의로 변경을 해버려요? 그러다 보면 마모율이 높아져서 이번처럼. 이번 경우도 볼트가 하나 빠진 거라고 해요.
◆ 박종국> 그렇죠.
◇ 김현정> 볼트가 빠지면서 탑승석이 내려앉으면서 사람들이 두 명이 떨어져나간 겁니다. 이게 이제 아래위로 움직이는 놀이기구였으니까 이 정도지 바이킹 같은 놀이기구였으면 정말 아찔합니다,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예요.
◆ 박종국> 네, 그렇죠. 특히나 이게 하루 종일 이용하는 손님들이 많이 있는 건 아니고 평일에는 손님이 없고 그다음 야간이나 또 주말, 휴일에는 또 손님이 몰리고 이런 현상이다 보니까 그때 또 영업의 이익을 위해서 무리하게 회전수를 늘리려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에 대한 어떤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안 되고 있는 부분들도 많이 있죠.
◇ 김현정> 그래요. 더 영세한 곳. 한두 대, 두세 대 놓고 하는 곳들은 어땠을까 좀 갸우뚱해집니다.
◆ 박종국> 그런 경우는 전문안전요원이나 조종원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조종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런 데를 가보면 전혀 그런 사람들이 없고 한 사람이 한두 사람이 단기 알바생이나 계약직으로 채용해서 조종도 하고 관리도 하고 1인 3역, 4역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원래 법에 정해져 있기는 전기를 다룰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다 배치가 돼 있어야 하는 거예요?
◆ 박종국> 그렇죠. 1종부터 해서 20종까지 해 가지고 10종 이하는 1명.
◇ 김현정> 10대 이하는 1명.
◆ 박종국> 네네. 그다음에 11종에서 20종 이하는 2명. 이런 식으로 나름의 규정들은 있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많다 보니까 그런 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기구를 다루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배치되도록 돼 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다는 말씀. 그럼 대부분 그냥 아무 자격증이나 교육받지 않은 알바들이 배치돼 있는 이런 현실인 거군요.
◆ 박종국>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앞에 피해자 같은 분도 나타나는 건데 주 5일 근무가 확대되면서 레저인구 점점 늘어날 거고요. 이런 놀이기구 갖춘 시설들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안전대책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세우고 가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어떤 부분들 좀 점검해 봐야 할까요.
◆ 박종국> 10년 이상 된 놀이시설 같은 경우는 검사 주기를 6개월에 한 번씩 받도록 한다거나 그런 게 필요할 것 같고요.
◇ 김현정> 일단 검사 주기를 좀 더 줄여라.
◆ 박종국> 네. 그리고 이걸 조종하는 사람도 전문 자격이 있는 사람들. 이런 것들을 좀 하도록 해야 되고. 그다음에 보험가입도 안 되어 있는 경우도 많이 확인할 수 있는데.
◇ 김현정> 사고도 나도요?
◆ 박종국> 네네. 그다음에 정부가 수익성이 낮아 유지관리가 안 되는데 관광 산업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인,허가를 내주는 문제들도 개선돼야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부분도 중요하네요. 수익성이 안 나서 제대로 요원들 갖추고 운영도 못하는 걸 뻔히 보면서도 그냥 두고 보는 이것도 좀 문제라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종국>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시민단체 시민안전센터입니다. 박종국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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