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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감독이 기쁜 승격에도 웃을 수 없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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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감독의 상주 상무, 승강 PO서 잔류한 최초의 사례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은 2018년도 K리그 클래식에서 경기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과 함께 故 조진호 감독과 과거 지도했던 부산 선수들,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 등 복잡한 심경 탓에 경기가 끝난 뒤에도 좀처럼 웃지 못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타깝고, 또 미안하고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부산 아이파크의 ‘KEB하나은행 K리그 2017’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앞서 부산 원정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상주는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어진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에서 상주가 5-4로 승리했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역사상 최초로 K리그 클래식 11위의 잔류가 확정되는 순간에도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은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온몸으로 K리그 클래식 잔류의 기쁨을 표하는 동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모습을 그저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김태완 감독은 조용히 승격의 기쁨을 속으로만 삭여야 했다. 한 때 상주 상무에서 함께 했던 故 조진호 감독과 부산에서 뛰고 있는 전 상주 선수들, 그리고 본인과 했던 약속. 이 모든 것이 김태완 감독으로부터 K리그 클래식 잔류의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게 했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조진호 감독을 위해 반드시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던 부산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사진은 승격 실패 후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부산 공격수 이정협의 모습.(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를 마친 뒤 줄곧 김태완 감독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좀처럼 웃음도 보여주지 않는 그였다. 가장 먼저 꺼낸 이유는 바로 조진호 감독이었다.

김태완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레 상주의 감독이 됐다. 2016년 상주의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진출을 이끈 조진호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의 지휘봉을 잡자 2002년부터 상무 축구팀에 몸담았던 김태완 감독이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이 때문에 김태완 감독은 “고인이 된 조 감독과 플레이오프까지는 가지 말자고 약속했는데 아쉽고 미안하다”고 울먹거렸다. 이어 “(우리가) K리그 클래식에 살아남았지만 부산이 못 올라갔기 때문에 조진호 감독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섭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오늘은 부산도, 우리도 잔인한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이정협과 박준태 등 과거 상무 축구단을 거쳐 간 부산 선수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나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았던 이정협이라는 점에서 옛 제자를 지켜보는 김태완 감독의 마음은 편할 수 없었다. 김 감독은 “부산도 잘 싸웠다. (잔류는) 기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특히 (페널티킥을 실축한) 고경민을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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