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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론 공(功) 들이는 유승민…명분‧대상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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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安 통합 시너지, 야권주자 1위 결과에도 '선거' 대신 '명분' 방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통합론에 ‘양극단을 배제하고 중간지대에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이라며 공감을 피력했다. 지난 13일 당 대표 당선 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양쪽으로 창구를 열겠다고 한 뒤 23일 통합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에 참석하는 등 실질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유 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도 “나는 통합론에 열려 있다”며 강경한 자강론자라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통합의 명분과 폭에 있어서는 조건을 구체화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시너지가 확인된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행위를 국민이 꿰뚫어 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 “야권 전체가 협력할 부분을 찾아서 연대하는 것이 낫다”며 한국당을 통합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유 대표의 대의명분인 ‘개혁보수’에서 ‘보수’ 개념을 부담스러워 하며, 한국당 지향성을 꺼리고 있는 국민의당 입장과는 배치되는 대목이어서 “통합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통합 시너지’ 확인됐지만…“수치보다 개혁보수 우선”

국민의당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바른정당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지난 1차 조사에 이어 통합당의 지지율이 각 정당의 개별 지지도의 총합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된 것을 반기면서도 지속 가능한 지지율인가에 대해 반문하는 분위기도 흘렀다.

바른정당 입장에서 고무적인 대목은 통합당의 지지율이 한국당을 오차범위(6% 포인트) 바깥으로 역전한 것과 야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유 대표가 1위를 차지한 결과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 바른정당(6.3%)과 국민의당(5.4%)의 단순 합은 11.7%에 그치지만, 통합당은 19.2%를 기록했다. 이는 시너지 현상이 재확인된 것으로 무당층이 대거 지지 세력으로 포섭되고, 민주당 지지율까지 일부 흡수한 결과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시너지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봤는데 지속적인 추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근본적인 변화 없는 통합의 지지도가 얼마나 가겠느냐”고 되물은 뒤 “(지지율) 자체만 보면 반색할 일이지만, 통합 후 다른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액션 플랜이 예리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파괴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유 대표가 26.2%의 지지율로 홍준표(18.2%)‧안철수(14.5%) 대표와 김무성(3.8%) 의원 등을 제법 큰 폭으로 앞선 결과를 놓고서도 민주당‧정의당 등 진보 진영의 지지 흐름이 섞여 있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 “통합 추진하되 안 되면 바른정당으로 돌파”

여전히 통합에 있어 신중한 입장은 유 대표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국민통합포럼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서 “국민의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양당의 협력이나 연대에 대해 정체성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저도 같은 생각이다. 정체성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 그런 맥락이다.

결국 정체성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이견을 의미하는데 일단 정책적 교집합을 확인해보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지난 토론회에선 햇볕정책과 같은 과거의 차이점보다 ‘전술핵 공유’와 같은 미래의 정책이 접점으로 모색됐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차이의 문제에 집중하는 쪽에선 여전히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조건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핵심 관계자는 “시너지라는 것이 결국 무엇인가 합해서 울림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정체성이 다른 의원들이 섞여 매번 갈등을 노정한다면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 등 이념적 색채가 다른 의원들과는 여전히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수진영 위주의 통합을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한 상태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옵션’ 정도로 치부했던 지난 기류의 변동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제 중도를 포함한 통합은 상수”라면서 “유 대표의 의중도 일관되게 통합을 목표로 추진하지만, 정체성이 달라 실현이 안 될 경우 바른정당만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고 해석했다.

유 대표가 토론회 축사에서 “국민의당 의원들이 지금 겪는 어려움은 대한민국 정치가 어디로 갈 것이냐, 양극단을 배제하고 중간 지역에서 한국 정치가 잘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서 어떤 정치, 어떤 정당을 해 나갈 것이냐의 고민”이라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한 발언을 해석의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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