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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80억원 강민호의 선택은 삼성 "축소 발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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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가 자유계약선수(FA) 강민호와의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하자마자 삼성 라이온즈가 강민호를 잡았다고 알렸다. 계약 조건은 4년 총액 80억원. 롯데가 강민호에게 제시했다고 밝힌 조건과 삼성이 도장을 찍은 조건이 같다.

하지만 강민호는 롯데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강민호는 롯데의 프렌차이즈 스타다. 200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14시즌동안 부산 사직구장에는 '롯데의 강민호'라는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2013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을 때 4년 총액 75억원의 조건으로 잔류하기도 했다.

강민호의 이적은 롯데 팬들에게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반응이 뜨겁다. 롯데가 삼성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민호가 떠났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는 삼성 구단을 통해 "10년 넘게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저의 미래 가치를 인정해주고 진심으로 다가온 삼성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축소 발표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삼성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축소 발표를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FA 협상 당일 강민호와 8시간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을 사로잡은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삼성과 롯데의 제시안 세부조항이 다를 가능성은 있다.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연봉의 보장금액이나 옵션의 차이가 크다면 겉으로는 같아 보여도 선수에게는 완전히 다른 계약처럼 느껴질 수 있다. 롯데의 협상 자세가 삼성만큼 간절했느냐도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롯데는 보도자료를 통해 "강민호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팀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강민호가 롯데 대신 삼성을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당장 삼성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명확해보인다.

삼성의 2017시즌 포수 포지션의 득점 생산능력은 리그 평균보다 떨어졌다. 포수로 출전한 선수들의 타율은 0.231에 그쳤고 OPS는 0.618로 리그 9위였다. 지난 시즌 타율 0.285, 22홈런, 68타점을 기록했고 이전 두 시즌동안 3할 타율을 올린 강민호는 삼성의 약점을 단숨에 보완할 매력적인 카드다.

포수이기 때문에 가치가 더 높다. 강민호는 통산 1495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으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경험이 풍부한 포수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크다. 삼성은 강민호가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그동안 걱정이 없었던 포수 포지션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김사훈이 2017시즌 57경기에 출전했지만 강민호와 비교하면 기량과 경험의 차이가 적잖다. 올해 들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눈부셨기에 안방마님의 전격 이적이 더 뼈아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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