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한 의혹을 받는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정기 상납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이 사법·수사방해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 관계자는 "사법·수사방해 사건과 관련해 남 전 원장을 전날 오전 소환해 조사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파견검사 등 4명은 2013년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에 맞설 '현안TF'를 꾸린 뒤,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하게 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당시 국정원장은 남 전 원장으로, 수사팀은 그가 당시 사법·수사 방해를 지시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전 원장과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날 수사팀 관계자는 "남 전 원장이 혐의를 전부 시인하는 입장은 아니었다"고만 밝혔다.
남 전 원장은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가 매달 1억원씩 4년 동안 40억원가량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이미 지난 17일 구속됐다.
남 전 원장은 또 현대기아차를 압박해 경우회 산하 영리법인인 경안흥업에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26억원의 이득을 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의 압박으로 돈이 대기업에서 경우회로 흘러들어갔고, 구재태 전 경우회장의 주도 아래 불법 정치활동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전 회장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됐다.
수사팀은 향후 남 전 원장을 다시 소환해 추가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