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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수천명 "농축산업 파괴하는 한·미 FTA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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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공기에 300원 보장 받아야 농민들 살 수 있다"

(사진=고무성 기자)

 

"농민헌법 쟁취하자. 농축산업 파괴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하라"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

경북 영주, 예천, 전북 완주, 정읍, 고창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농민들이 각 지역의 깃발을 들고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체감온도 영하 6도의 추운 날씨 속에 두꺼운 옷으로 무장하고 '농민헌법, 농정대개혁, 한미 FTA 반대'라는 글씨가 적힌 빨간 손팻말을 든 채 집회에 참여했다.

(사진=고무성 기자)

 

무대 옆에는 '농협적폐청산'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소도 눈에 띄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는 소속 농민 수천 명(집회 측 추산 9천 명, 경찰 추산 5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농민권리와 먹거리 기본권 실현을 위한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정부에 농업의 가치를 반영한 헌법개정, 농업 전반의 정책개혁, 농협적폐청산, 한미FTA 폐기, 쌀값 1kg 3천 원 등을 요구했다.

이날 전국대회는 개회선언과 농민의례를 시작으로 대회사와 헌법개정 발언, 정당 발언, 퍼포먼스, 정치 발언, 문화공연, 결의문 낭독, 상징의식 등 순으로 진행됐다.

대회사는 시민단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한살림연합 곽금순 대표는 "한미 FTA는 농민들의 고통 위에 맺어졌으며 국민의 밥상을 망쳤다"며 "농업을 살려 농민과 소비자가 공생하고 도시와 농촌이 고루 발전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농민들에게도 농산물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농촌에서도 사람이 살게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헌법에 농민의 권리와 농업의 가치를 명시하고 먹거리 기본권이 실현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오른쪽)가 헌법개정을 약속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고무성 기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발언대에 올라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 대표는 "우리 농민들이 이제 당당하게 이 나라의 주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촛불 혁명의 완성"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여는 것이라는 확신을 두고 농민들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 장흥에서 20년째 농사를 짓다 올라온 박형대(47) 씨는 "지금 밥 한 공기에 150원밖에 되지 않는데 300원이라도 보장받아야 농민들이 살 수 있다"며 "자꾸 농산물을 내주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이번 계기에 한미 FTA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 순창에서 6년째 한우를 키우는 김유신(42) 씨는 "이번 헌법 개정에 농민들의 기본권리가 반영돼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농민들의 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농은 여의도공원에서 집회를 마친 뒤 마포대교 남단에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수천 명과 합류해 국회까지 행진했다.

한편, 지난 10일 열린 한미 FTA 개정 협상 착수를 위한 공청회는 농축산업계의 반발로 20여 분 만에 파행을 빚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오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센터 3층에서 '한·미 FTA 개정 관련 농·축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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