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자료사진)
검찰이 롯데홈쇼핑 방송 재승인 로비 연루 의혹과 관련,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특별한 반응이나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 수석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논두렁 시계 상황이 재현되는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고,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쓸데없는 질문"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전 수석의 입장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누었다는데 주목을 하면서도, 전 수석을 옹호하거나 감싸기보다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주로 읽힌다.
이런 반응은 전 수석의 보좌진 비리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 수석은 지난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보좌진 비리 의혹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전력이 있다.
2010년 당시 전 수석의 보좌관이 지방선거 동작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후보 부인으로부터 2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비서관은 재개발 사업 관련 주택법 개정 대가로 노량진 주택조합으로부터 1억 7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만 당시 검찰수사에서 전 수석과 직접적인 뇌물사건 관련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당의 중진의원은 "당에서 3선까지 한 사람을 공천에서 배제했을 때는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공천을)안 준 것"이라며 "19대 때도 동작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꼬리 자르기를 하면서 겨우 버텼다"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 역시 "놀라울 게 없다. '올게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무수석으로 인사가 났을 때 이런 상황을 다들 걱정했다. 당 안에서도 위태위태한 것은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 수석에 대한 언급을 당이 자제하는 배경에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도 맞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적폐청산을 한다고 하면서 우리한테 관대한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며 "당에서는 지금 뭐라고 언급할 단계도 아니고, 일단 검찰 수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이 맞는지 등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 내에서는 전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본인이 용퇴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결자해지 해야 한다. 본인이 3선 의원이고 정무수석까지 하면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을 걸로 본다"며 "19대 때부터 전 수석과 관련한 구설은 계속 나왔다.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본인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현 정권의 입맛에 맞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수사에 집중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전 수석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 수석의 보좌관들이 돈을 받았다는 것이지, 전 수석의 직접 연관성은 없는 걸로 들었다"며 "본인은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초선 의원 역시 "검찰이 전 수석을 부르려고 했으면 진작 불렀을 것"이라며 물타기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