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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트럼프 DMZ 방문 무산, 고무줄이 탁 끊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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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깜짝' 방문 전격 합의 뒤 급박했던 상황 공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지난 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무산 뒷얘기가 공개됐다.

청와대는 11일 '트럼프 대통령 국빈 방한 일정 중 DMZ 방문 관련 후기'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당시 기상상황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DMZ으로 향하던 헬기에서 회항해야 했던 순간을 소개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8일 오전 7시1분에 청와대 경내에서 문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DMZ을 향해 이륙했고, 안개가 심해져 파주의 한 육군 항공부대에 7시15분쯤 착륙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헬기에서 약 30분을 기다려 비행 중 호출한 의전 및 경호 차량과 함께 7시45분쯤 육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서울 용산헬기장에서 30분간 기상상태를 점검한 뒤 DMZ을 향해 이륙했다.

두 정상의 이날 DMZ 깜짝 방문은 이미 알려진 대로 전날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과 DMZ 방문 계획을 물으면서 전격 합의됐다.

DMZ 방문이 좋은 생각인지를 묻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은 동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은 것 같다.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두 정상의 DMZ행이 결정됐다고 청와대측은 다시 한 번 설명했다.

하지만 당일 오전 전방에 자욱하게 낀 안개 때문에 두 정상의 DMZ 방문은 어려워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의 거듭된 만류에도 아쉬워하면서 "(안개가 걷히는 것을) 좀 더 기다려보자"며 DMZ 방문을 강력하게 희망했던 사실도 이번에 공개됐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차량으로 임진각 부근을 이동 중이던 7시55분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일산 상공에서 안개로 회항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왕 DMZ을 향해 육로로 이동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8시 16분쯤 JSA 올렛 OP에 도착해 전방을 살펴보며 장병을 격려했다.

비슷한 시간 용산헬기장에 착륙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지 않고 안개가 걷힌 뒤 다시 DMZ 방문을 강력하게 희망했다고 한다.

박 대변인은 "미국 측은 이때부터 우리 측에 약 10여 분 간격으로 3~4차례 정도에 걸쳐, 숙소로 복귀하지 않고 용산기지에 대기하며 기상상황을 살피고 있다는 연락을 취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으니 호텔로 복귀하자는 참모들의 잇단 건의에 여러차례 '10분만 더 기다리자'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결국 이날 오전 8시56분쯤 미국측에서 안개 상황이 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국회 연설 등 다음 일정이 있어 진행이 어렵겠다는 최종 연락이 왔고, 문 대통령도 진행중이던 OP 장병 격려를 마치고 육로로 복귀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당시 문 대통령을 동행했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DMZ '깜짝' 방문 결정 이후 긴박했던 상황과 기상 변수, 한미 정상의 DMZ 동반 방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 방문이 최종 무산된 후의 허탈감 등에 대해 "팽팽했던 고무줄이 딱 끊어질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DMZ 방문 무산 이후 국회연설 직전 정세균 국회의장 등 여야 지도부와의 환담회에서도 DMZ 방문 무산이 아쉽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베트남 다낭에서 정상들이 참석한 갈라 만찬에서도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 "남북 군사대치 상황을 보여주는 DMZ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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