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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훈까지 2명 사망…'국정원 수사방해' 수사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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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중·서천호 구속-남재준 소환, 직격탄 없을 듯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 은폐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투신 자살한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 장례식장 알림판에 변 검사의 빈소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의 사망으로 검찰의 '2013년 국가정보원 수사방해'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상자 2명이 연이어 목숨을 끊음에 따라 수사 속도의 지연, 정치적 잡음이 예상된다.

6일 변 검사의 비극과 관련해 검찰은 즉각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변 검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한시간 가량 앞두고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서 몸을 던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재직 중 따뜻한 마음과 빈틈없는 업무처리로 위‧아래에 두터운 신망을 받아온 변 검사의 불행한 일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과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한편으로는 투신 소식 직후 정보망을 가동해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조사를 받은 국정원 소속 정모 변호사가 지난달 30일 숨진 데 이어 두번째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검찰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당혹감의 우선적 이유는 수사 차질 우려에서 나온다. 대형사건에서 핵심 피의자가 숨진 경우, 구심점을 잃으면서 수사자체가 표류하거나 전체 수사진행이 늦어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경영비리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해 8월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검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5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풀어 줄 '키맨(key-man)'이 숨지면서 신동빈 회장 소환조사 등 수사일정이 장례식 이후로 모두 연기됐다. 혐의 입증을 위한 결정적 진술확보에도 사실상 실패했다.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도 비슷한 경우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출신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전 회장은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불 2016.9.26일 독일 베를린에 이병기, 이완구'라고 적힌 유서 등 정황을 남겼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성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려던 검찰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고, 성 전 회장의 직접적 입증이 없어 대상자 사법처리도 유야무야됐다.

결국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2심에서 무죄를 받고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 와중에 자유한국당은 변 검사의 비극을 공세의 기회로 삼고 나섰다. 장제원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피비린내 진동하는 정치보복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얼마나 더 많은 피를 봐야 이 피의 숙청이 끝나겠느냐. 청부검찰의 섬뜩한 칼춤에 대한민국에 온통 피바람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변 검사의 사망이 '국정원 수사방해'를 수사하는 검찰의 부담감을 가중시킬지언정, 이미 정점에 다다른 수사 자체에 타격을 입힐 중대변수는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변 검사가 당시 국정원 법률보좌관이었던 반면 국정원 감찰실장이었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법률보좌관실 파견 연구관이었던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서천호 당시 국정원 2차장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범행의 '윗선'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를 받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 수사방해'가 있었던 당시인 2013년 3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냈다.

따라서 검찰이 남 전 원장을 상대로 국정원 특활비 상납뿐만 아니라 국정원 수사방해도 집중 추궁하며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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