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는 청와대와 여당의 특별한 엄호를 받고 있다. 정부여당은 홍 후보자의 딸 쪼개기 증여 등에 대해 "불법은 아니다"며 연일 감싸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조각인만큼 "낙마는 없다"는 기조로 임명 강행을 시사하고 있는 것. 여기에 홍 후보자도 주요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청문회에서 모두 해명하겠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 靑 국세청자료 오독하며 감싸기 논란, 與 해명문건 만들어 배포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은 다른 후보자들보다도 특별하게 진행되고 있다. 초반부터 중학교 1학년 딸의 쪼개기 건물 증여로 여론이 안좋게 흘렀가자 청와대와 여당은 "불법은 아니다"며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국세청 자료에 나와있는 방식이라며 후보자를 감쌌고, 기자들을 향해 "그런식으로면 여러분은 (기사를) 쓴 데로 살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해당 상임위 간사이자 정책위부의장인 홍익표 의원은 후보자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조부로부터 재산을 물렸받았을 것"이라며 물타기를 해 야당 반발을 샀다.
지난 1일에는 홍 의원이 이례적으로 '후보자 관련 이슈 및 사실관계'라는 문건을 만들어 각 의원실에 배포하기도 했다. 각 의혹에 대한 해명 및 언론사 모니터링도 포함돼 있었다. 아무리 여당이지만 후보 검증을 맡은 상임위 의원이 대응 문건을 만든 것은 심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정부여당이 근거로 내세운 국세청 자료도 오독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청 '2017 세금절약가이드 2'(207p)에는 "자녀가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증여세 상당액만큼 현금을 더해 증여해 세금을 내라"고 권하고 있다. 미성년자 증여세를 부모가 대신 내야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세금도 내라는 것으로, 국세청 자료를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오독할 만큼 정부여당이 홍 후보자를 성급히 감싸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특별한 엄호의 배경은 문재인 정부 초기내각 마지막 퍼즐인 홍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청와대가 부실 인사검증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4선 의원은 "홍 후보자가 낙마하면 청와대에 너무 큰 타격이 가기 때문에 추가 의혹이 나오지 않으면 무조건 임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문회 앞두고 자료제출 미비, 野 "사퇴가 답"이런 분위기 속에서 홍 후보자에 대한 자료제출도 원활히 되지 않고 있다. 딸의 국제중학교 입학 관련 자료의 경우 국회 요청으로 경기도교육청과 국제중이 자료를 준비했지만, 홍 후보자의 부인이 "절대로 자료를 주지 말라"고 학교측에 따로 당부해 제출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딸이 조모의 건물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빌려준 증여세 2억2천만원에 관한 이자 지급 내역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청문회를 준비 중인 야당 보좌관은 "검증에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 제출이 안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홍 후보자 본인과 정부여당의 태도는 야당을 자극시키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3일 최고위에서 "민주당은 제정신인가"라며 "홍 후보자를 적격으로 보는 국민이 23%뿐이라는 여론조사 있었다. 나머지 국민은 기득권 세력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앞에선 정의로운 재벌 저격수 뒤에선 부의 대물림 등 홍 후보자만이 아닌 각종 '내로남불'이 쌓이며, 문재인 정부 인사 수첩에는 왜 이런 사람들밖에 없나 한숨뿐"이라고 개탄했다.
여당 내에서도 청문회를 준비하는 태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불법 여부를 떠나 미성년 딸 쪼개기 증여의 경우 국민 감정이 안 좋은 것도 사실인데, 차분히 설득하지 않고 대응이 너무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걱정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청와대에서 과한 언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 상임위에서도 박성진 후보자가 여당의 암묵적 동조로 낙마한 가운데 홍 후보자는 반드시 보호해야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후보자의 일부 결점이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만큼의 결격사유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