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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저승사자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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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봉근·정호성·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사진=자료사진)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남은 '문고리 3인방'의 꼬리가 드디어 밟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두 사람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주기적으로 상납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도 박근혜 정부시절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지난 4년간 해마다 10억 원씩 모두 40억 원의 돈을 청와대 문고리 권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뇌물 혐의 수사"라며 "청와대 관계자들이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기조실장은 예산증빙서가 필요없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가운데 일부를 이들에게 제공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청와대에 대한 국정원 특수활동비 제공을 '예산 전용'이 아닌 '뇌물 혐의'로 보고 수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정원 돈'을 받은 '문고리 비서관'들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뇌물죄 추가 기소가 불가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정원법 제 2조는 "국정원은 대통령 소속으로 두며,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과 법조계 인사들은 "국정원의 예산 횡령과 전용은 국정원장과 대통령의 승인을 받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국정원 출신 인사는 "기조실장이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주려면 원장의 승인은 당연하고 이는 대통령에게 보고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전직 국정원장 3명에 대해 동시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이헌수, 문고리 3인방과 김기춘 암투 속에서 '4년내 유임'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예산과 인사를 담당하는 핵심 요직이다. 과거 정권들은 기조실장에 가장 믿을 만한 측근 인사를 앉혀왔다. 국정원법상 기조실장은 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전반기엔 '만사형통'으로 통했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 인사인 김주성씨를, 후반기엔 서울시 출신의 목영만씨를 각각 기조실장에 앉혔다.

이헌수 전 기조실장은 이례적으로 박근혜 정부 내내 임기를 같이했다. 국정원장과 2차장, 3차장 등 핵심 요직 인사들은 몇 번 바뀌었지만 이 전 실장은 4년내 유임돼 왔다.

이 전 실장은 마산고 출신으로 국정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장충기 전 삼성 사장의 마산고 1년 선배이다.

이 전 실장이 박근혜 정부내내 기조실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문고리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정원 기관보고에 이헌수 기획조정실장(왼쪽)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014년 10월 "이헌수 기조실장의 사표 번복, 이재수 기무사령관 교체 파동에서 청와대 실세들 사이의 암투가 국가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문고리 권력과 김기춘 전 비서질장이 이 전 실장의 사표를 놓고 권력 다툼을 벌였다는 것이다. 박지원 의원은 "박 대통령이 언론보도를 보고 화를 내자 이헌수 실장이 유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실장이 문고리 권력에게 국정원 돈을 상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주목되는 사건이다.

국정원을 잘 아는 관계자는 "역대 정권도 국정원이 비법과 불법을 넘나들고 기조실장은 '돈과 인사'를 다루기 때문에 함부로 인사를 하지 못했고 그래서 믿는 사람을 기용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때에도 국정원장과 당시 기조실장과의 '암투'에서 '어부지리'를 얻는 당사자로 등장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권 출범때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계인 김주성씨를 기조실장에 임명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과 김회선 2차장 등과 끊임 없는 내부 충돌을 일으켰다.

정상적 인사라면 원장과의 갈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공석이 된 국정원 강원지부장 자리를 놓고 김회선 제2차장과 김주성 실장이 '한판'을 벌였다. 이때문에 김 차장은 물론 김성호 원장도 매우 불쾌해 했다.

결국 이 자리에는 결국 김성호 당시 원장 비서실장이 임명됐는데 바로 그가 이헌수씨이다.

당시 국정원에서는 "강원지부장 건처럼 인사는 물론 예산 편성과 집행에 칼자루를 쥔 기획조정실장의 권한도 막강해, 원장을 우습게 알기 시작하면 사사건건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 출범 초기 이 전 실장을 누가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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