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갈등을 신고리 원전 사례처럼 공론화로 해결하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지만 실제로 성사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들이 있다.
제주도의회 고태민 의원(바른정당, 제주시 애월읍)은 지난 20일 서귀포시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갈등이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재개 결정으로 풀어졌다며 제주 제2공항 문제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당도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제2공항 건설 행위를 중단하라고 정부와 제주도에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로 성사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이하 성산읍 반대위)는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위한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강원보 성산읍 반대위 집행위원장은 26일 CBS 노컷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본계획 발주 등 모든 행정절차 중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또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위원장은 이와 함께 제2공항 건설 여부를 물을지, 입지선정 재검토를 결정할지 등 공론화위의 안건이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과 관련한 행정 행위 중단요구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예산으로 반영된 제2공항 건설 기본계획 용역을 올해 발주하지 않으면 사업비가 불용 처리돼 제2공항 건설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제주공항 포화시기가 오는 2025년에서 2018년으로 7년이나 앞당겨진 상황에서 제2공항 건설 자체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 역시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현성호 공항확충지원단장은 제2공항 건설이 국책사업이어서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제주도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 단장은 또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가 결정해 주면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주도 관계자는 공론화위원회 구성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제주도가 전면에 나설 수 없는 국책사업인 만큼 오히려 제주도의회가 국토교통부와 성산읍 반대위에 제안해주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국토부는 지난 2015년 말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건설 예정지로 발표하고 4조 8734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건설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8년 1월까지 동굴조사와 전략환경평가 등을 마치고 오는 2020년 7월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성산읍 반대위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 등을 들어 모든 행정 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