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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병재 "나는 언제나 '코미디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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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더불어 슬픔·분노 등 여러 감정 끌어내는 '블랙코미디' 지향"

코미디언 유병재(사진=출판사 비채 제공)

 

그간 작가·방송인으로 불려 온 유병재가 '코미디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뚜렷이 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병재는 2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전부터 스스로 코미디언이라는 자의식을 갖고 있었다"며 "다만 제가 (코미디언 공채) 시험에 합격한 적이 없어서 누가 그렇게 불러 주지 않았던 것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SNS 등을 통해 날카로운 사회 풍자 메시지가 담긴 콘텐츠를 선보이는 한편,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코미디쇼 '블랙코미디' 등을 통해 자신의 이러한 가치 지향점을 어필해 왔다.

유병재는 "꼭 '개그콘서트'와 같은 공식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코미디로 풍자와 해학을 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해 왔다"며 "저의 생각, 직업 자체는 항상 코미디언으로 여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흥미롭게도 유 씨의 코미디 앞에는 '블랙'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에 대해 그는 "마냥 웃고 즐기는 코미디보다는 슬픔이라든지 분노라든지,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는 두 가지 이상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코미디를 좋아한다"며 "그래서 (제 지향점은) 블랙코미디가 맞지 않을까 생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코미디를 접하는 분들이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측면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 '어느 날 운명이 말했다…작작 맡기라고'

유병재 농담집 브랙코미디|유병재|비채

 

유병재식 블랙코미디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다음달 1일 첫 책 '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출판사 비채)를 선보인다.

이 책에는 유병재가 지난 3년간 보고 겪고 기록한 138편의 에세이가 실렸다. 흔히 말장난을 뜻하는 '농담집'이라는 책 제목도 그가 지었다.

이 책에 담긴 글은 '재치와 웃음'이라는 겉옷 안에 '풍자와 성찰'이라는 속살을 담아냈다.

'변비' '방구를 허하라' '상쾌한 똥 #1·2' '애들 앞에선 싸우지 않아' '능력과 시간이 없어 쓰다 만 이야기들' '말이야 방귀야' 등 글의 제목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해당 책에 수록된 에세이 몇 편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어느 날 운명이 말했다. 작작 맡기라고.' - 운명

'참 편하게 산다. 너는. 아니다 싶으면 농담이라 하면 되고.' - 태세전환

'나는 굽실대지 않는 사람을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갑질은 내가 하는 것이었다.' - 갑질

'오해들 하는데, 내가 겁이 많아서 참는 거지 착해서 참는 게 아니야' - 오해

'말에 가시가 돋아서 기분이 안 좋은 줄 알고 걱정했어. 성격이 안 좋은 거였구나.' - 다행이다

유병재는 자신의 첫 책 출간과 관련해 "어쭙잖은 사람이 책까지 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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