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기습 방문하는 바람에 이날 예정된 KBS(한국방송) 국정감사가 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리기로 된 국회 과방위 KBS 국감은 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때문에 개시되지 못했다. 관련법상 상임위원장이 국감을 개시하도록 돼 있는데, 과방위원장인 한국당 신상진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당 신상진 의원은 같은당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경기도 과천에 있는 방통위를 기습방문해 방문진 보궐 이사 두 명의 선임과 관련한 항의를 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을 뒤늦게 접한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1시간 가까이 국감장에 앉아 신 위원장을 기다렸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국회법에 의거해 활동을 하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국감을 포기한다는 것 자체가 낯부끄러운 모습"이라며 "일방적으로 국감을 파기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김성수 의원도 "방통위에서 법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의사회 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당 의원들이 방통위에) 갔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성을 빨리 되찾고 조속히 돌아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을 기다리다 지친 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결국 과방위 여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을 위원장 직무대리로 해 국감을 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와 협의하고, 신 위원장과 통화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른 의원들도 과방위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대기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국감에는 KBS 고대영 사장이 참석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고 사장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에 국정원 개입' 보도를 막았고, 당시 국정원 직원은 고 사장에게 불보도 협조 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