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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웃을 때 '블레이드 러너'는 왜 좌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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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 "20대 관객들이 영화 흥행 '숨통' 쥐고 있다"

 

'범죄도시'와 '아이 캔 스피크'가 입소문을 타고 각각 500만, 300만 관객을 넘기며 당초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거둔 힘은 뭘까.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혀 온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가 30만 관객을 갓 넘긴 채 고전하는 이유는 또 뭘까.

이를 두고 20대 젊은 관객들이 극장가에서 영화 흥행의 숨통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 씨는 2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중이 원하는 SF영화는 뭘까'라는 물음에 답한다면 '블레이드 러너 2049'보다는 '토르: 라그나로크'(이하 '토르')가 더 가까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5일 개봉한 '토르'는 예매율 60%를 훌쩍 넘기며 독주 채비를 마쳤다. 지난 추석연휴 막바지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찬 뒤 줄곧 정상을 지켜 온 '범죄도시'는 예매율 1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로 2위다.

김 씨는 "평단의 시각과 달리 대중에게 익숙한 SF영화는 '토르'인 셈"이라며 "일반 관객들은 가을 극장가에서 흥행한 SF 영화인 '인터스텔라'(2014년·1010만 관객), '마션'(2015년·488만 관객) 등의 범주에 '토르'를 집어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범죄도시'의 흥행을 두고 "'끝까지 간다'(2014년·345만 관객)와 비슷한 경우로 볼 수 있다"며 "작품성 등은 차치하더라도 말 그대로 '정말 재미있는 영화'로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셈"이라고 봤다.

이어 "'범죄도시'는 추석연휴가 끝날 때쯤 흥행에 불이 붙었다는 점에서 '인턴'(2015·361만 관객)과도 비교할 수 있다"며 "이들 영화는 연휴기간 3등 포지션이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오래 가면서 수익률을 굉장히 높였다"고 덧붙였다.

◇ "한국영화, 10여 년 전 기획들에 여전히 의존…20대 관객 만족 못 시켜"

 

김 씨는 "올가을 극장가는 특이점 없이 예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해 보인다"며 "올여름 관객들이 극장을 덜 찾았기 때문에 추석연휴 때 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봤지만, 연휴가 너무 길었기 때문에 국내외 여행으로 수요를 빼앗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20대 관객들이 새로운 영화를 찾고 있는 데 반해 한국영화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지적을 이어갔다.

"2013년 처음으로 2억 관객을 돌파한 이후, 한국 영화시장에서 20대 관객들의 파워가 커지고 있다. 2억 관객 시장을 만든 동력이 지금의 30, 40대 관객이라면, 이제는 20대 관객을 움직여 한 단계 도약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동력이 약하다."

그는 "결국 문제는 영화에 있어 보인다"며 "'범죄도시' '아이 캔 스피크', 그리고 앞서 여름시장에서 흥행한 '청년경찰'의 배우진은 기존 상업영화 흥행 공식에서 요구해 온 확실한 티켓파워를 지닌 이들이 아니다. 이 점에서 20대의 영화 선호도는 그간 이어져 온 흥행 공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영화는 멀티캐스팅과 같은 흥행 공식, 그러니까 10여 년 전부터 쭉 이어져 온 기획들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 '청년경찰'의 강하늘, 박서준 등 20대부터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와 같은 70대까지 관객들이 선호하는 배우 스펙트럼은 다양해졌는데도 말이다."

김 씨는 "할리우드 영화를 위시한 외화야 어찌됐든 다양하게 들어오니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지만, 한국영화는 20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범죄도시' '아이 캔 스피크' '청년경찰'의 뒷심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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