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모스크바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 참석했던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은 한국 정부에 대한 일체의 네거티브 발언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의 당시) 진행 중이던 한미 합동 해상훈련을 북한이 언급할 것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한미훈련'이라고 안 하고 '미국의 해상 훈련'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의도적인 면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핵 비확산회의에서의 최 국장의 발언들이 큰 틀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유엔 기조연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른 국가의 관계자들도 "북한이 한국에 있어 톤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인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회의 참석자들과 사회자들이 한국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유도하기도 했지만 다른 것과 섞어 얘기하면서 살짝 넘어가는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국제회의에서 남북간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히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접근을 잘 설명했고, 최 국장도 아마 우리의 뉘앙스를 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 회의에 '지북파' 등이 주로 참석했음에도 불구, 북한을 향한 '쓴 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최 국장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라는 표현을 50번도 넘게 사용했는데,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북한이 사로잡혀 있는 것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북한 간에 작동하는 뉴욕채널이 현재는 메시지를 전하는 통로에 그친다며,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왔다고 언급했다.
최 국장이 국제회의 이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연설에서 "미국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북미간 뉴욕채널을 통해 의미있는 비핵화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풀 문제라고 하는 입장에서 전혀 소통의 창구가 없는 것은 아니란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많이 읽어서는 안되겠지만 도발부재 상황을 어떻게 계속 이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도 가고 베이징도 가고 그래야 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